공부 좀 하시라는 이야기

▲ 김재식 국장

나주시의회의 냄비 근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2010년 민선 5기의 시작 첫 머리부터 환호성이 대단했었는데, 100억원이 투자되는 농림수산식품부의 천연색소산업화지원센터 공모사업에 최종 사업자로 나주시가 선정 되었다는 것이 장구치고 북 쳤던 이유다.

당시 보도에 의하면 공모사업 선정 백그라운드에는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장을 맡고 있었던 최인기 국회의원의 헌신적 노력과 임성훈 나주시장의 열의, 그리고 전남도와 나주시 천연염색문화관과의 정책 연계가 높은 점수를 받았다며 구렁이 제 몸 취듯 자화자찬이 대단 했다.

그런데 어찌 된 영문인지 해가 거듭되어도 전혀 진도가 없었던 이 사업이 작년에서야 겨우 걸음마를 띠게 된다. 이 사업의 목적은 정부와 나주시의 표현을 빌리자면 ‘약용작물 원료 공급지로서의 생산 기반을 구축해 약용작물의 식음료, 의약, 화장품 등의 분야에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뿐만 아니라, 쌀 대체작목으로서의 약용작물 재배로 인한 농가소득 증대와 함께 나주시의 신 성장 동력산업으로 발전시켜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들보 역할을 단단히 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정치는 풍(風)이 최고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풍(風)으로 끝날 것 같았던 이 사업이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화려한 날개 짓을 하겠다고 이제 와서 용트림을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사업이 3년 남짓 표류하게 된 이유가 몹시 궁금해 하는 것은 호사가들만 아니다. 시민들도 의아해 하고 있다. 천연색소 산업화란 흑미, 수수, 치자, 자색고구마, 울금 등에서 색소를 추출해 액상, 분말 등을 통해 기능성 먹거리나 의약품에 활용할 수 있는 것인데 웰빙(wellbeing)을 추구하는 생활 문화와 발 맞춤하면 성장 동력은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사업이 처음의 장담은 어디로 가고 3년의 세월을 넘겼다면 민선 5기와 호흡을 함께한 나주시의회의 냄비 근성에서 문제를 짚어봐야 한다. 이유는 너무 간단하다. 당시 나주시장이야 정무적 판단이라든가 사업의 우선순위에 따라 술에 물 타듯 할 수 도 있지만 의회에서는 이러한 사업의 확실한 성공 보장을 위한 수많은 도상연습과 학습이 있어야 했다는 말이다.

5천억대의 천연색소시장을 선점하겠다던 나주시가 거북이걸음과 미래산단(혁신산단)에서 불장난을 하고 있을 때 경상도 안동시는 이미 천연색소 관련 시설을 완비하고 30여명의 연구 인력을 투입, 힘찬 비상의 지지 개를 켜고 있다면 부끄럽지 않냐는 이야기다.

또한 나주시가 지난해 11월 14일 대학교수 등 전국 각지에서 천연색소 전문가 22명을 불러들여 사업의 채산성과 미래 발전 전략에 대해 심도 깊은 토론회에서 나주시의회는 제주도의 산업시찰이라는 이유로 불참이라면 참 속빈 강정이 맞다.

뭔 제주도에 산업시설이 즐비하다고..., 깜작 사랑은 영 이별이라는 속된 말이 있다. 쉽게 달구어진 냄비의 식어가는 과정은 무쇠 솥과 비교 할 수 없다는 다른 말인데 사랑도 목숨 걸어놓고 해야 아름다운 것이다.

나주의 미래를 책임지겠다며 자신들에게 표를 달라고 애걸복달은 올챙이의 전설이 되고만 나주시의원들이라면 기대 할 것이 없다는 시민들의 지적이다.

이제 남은 것은 이러한 사업이 농촌경제 회생에 대한 실마리가 될 수 있도록 중지를 모아야 한다. 2015년 12월쯤에 마무리 된다는 이 사업의 성공여부는 굉장히 중요하다.

100억 투자비용 중 나주시가 부담하게 되는 35억원도 작은 돈이 아니지만 더 중요한 것은 먼저 사업을 펼친 안동시의 사업내용이나 나주시의 천연염색관의 장단점을 면밀히 검토하여 우리 것으로 만드는 일이다. 즉, 벤치마킹이 굉장히 의미가 있다.

다시 말하자면 공부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여기서 대기만성(大器晩成)이라는 옥동자가 태어났으면 한다. 성경에서 말씀하는, 처음은 미약하나마 끝은 창대해야 하는 것을 사명으로 여겨 달라는 당부다.

흔히 혁신도시, 혁신산단이 나주의 미래를 결정지을 것 같은 수다가 번잡하지만 농사를 업으로 알고 살아온 토착농민들은 물심양면으로 점점 위화감에 짓눌려 있게 되어 있다.

이러한 위기에 관련 색소사업이 결실을 맺어 지역민들에게 실질적인 경제혜택으로 이어 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기를 당부한다.

다른 한 쪽에선 예산낭비라는 우려도 크다.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선 양두구육(羊頭狗肉)의 호들갑을 철저히 경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