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식 국장

사람이 살아가는 방법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 진 것이 없다.

시류에 편승이라는 모리배들이 있기 마련이고, 이와 반대로 여하한 불이익을 감수 하면서도 올바른 소신과 철학을 바탕에 두고 현실적 벽을 깨 부시려고 제 몸을 스스로 사르는 사람들도 있다. 사회가 혼탁 할수록 모리배들은 장맛비 뒤의 먹개구리처럼 울어대고, 사회가 가지런하면 그 소리가 자자들게 되어 있는데 언론인이라고 해서 이 범주에서 특별히 빠지는 것은 아니다.

나주라는 지역사회에서도 모든 병폐의 발현은, 권력과 친해지기 위한 해바라기가 항상 문제였다. 권력자와 불편한 사람은 권력을 추동(推動)하는 자신과 불편해야 했고, 객관적으로 같은 사물을 보더라도 그 놈은 틀리게 되어있다.

언론인도 이와 같은 행태의 집착으로 편 가르기를 양산하게 된다면 애시 당초 공평과 정론은 의붓자식 신세를 면치 못 할 것이다.

우리는 조선시대의 모든 환관(宦官)들을 사시(斜視)로 볼 필요는 없지만, 자의 든 타의든 생식기(生殖器)가 거세 된 후 가장 큰 권력이란 햇가에 머물러야 하는 비극 내지는 광영의 의미를 민낯으로 마주 대하여야 한다.

한편에선 목숨을 걸어놓고 진실만을 기록하려는 사관(史官)들이 자리하고 있었는데 조선은 이런 사관들 때문에 임금을 비롯한 대신들의 전횡을 막아 낼 수 있었다. 그러나 직필이 몰고 온 참극도 벌어졌는데 대표적으로 연산군 4년에 일어난 무오사화(戊午士禍)는 김일손(金馹孫)의 사초(史草)가 빌미가 되어 많은 사관들이 물골이 나거나 죽어 나갔다.

지금 나주시대는 환관보다 사관을 그리워해야 지역사회가 재 동력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드는 이유가 있는데 바로 직필(直筆)보다는 곡필(曲筆) 아니면 침묵으로 일그러짐을 옹호 하는 것을 좋아해서는 지역사회가 올바로 설 수가 없다.

정치인들은 일명 환관정치의 폐해에 대해서 심각한 고민을 해야 한다. 성격이 교활하고 경망스런 자들이 현대판 환관?를 자처하게 되는데 시민과 권력자 사이를 중재하는 역할로 자신의 정체를 포장하고 시민과 시민의 대의 와의 직접적인 의사소통을 막음으로써 민심은 여지없이 멀어지게 된다. 이유는 오직 좋은 말 좋은 평가만 일삼음으로써 지도자의 눈과 귀를 막고 자신들의 뜻대로 조종하려고 든다. 결국 이러한 덫에 걸린 지도자는 민심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고 실정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지역 정치의 역사였다.

가장 비근한 예를 든다면 민선5기의 실패가 그러한 역사성을 확인해 주고 있다. 여기서 느낌이 없는 지도자라면 결국 자신의 발등을 찍게 되어 있다. 사람의 진정한 길에 대해 논어에서는 간략하게 이렇게 조언하고 있다. 화이부동(和而不同) 할 것인가? 아니면 부화뇌동(附和雷同) 할 것인가?

화이부동 즉, 여러 사람과 화목하게 지내지만 자신의 소신을 저버리지 않는 사람은 지도자라고 말한다. 이러한 사람은 대의(大義)에 투철한 사람임이 분명하다.

마음이 교활한 사람을 이웃으로 둘 수는 있지만 그 사람과 세상사를 논의하지 않는다는 뜻도 있다. 반대로 부화뇌동 즉, 이웃과 화목하지 않으면서도 불량한 이익을 가지고는 한패가 되고 마는 사람이라면 어느 누가 지도자라 따르겠는가.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도둑놈이라는 말이다. 그러나 돈이면 귀신도 부린다는, 물질이 만능이 되는 사회 구조에서 누가 화이부동을 생활의 기본 가치로 삼으려 하겠는가만 최소한 글을 다루는 직업이라면 깊은 고민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즉 환관의 길도 자신이 선택하는 것이요, 사관도 자신이 선택하는 길이지만 그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리게 되어 있다. 

다시 강조 하지만, 그놈 잘 죽었다는 소리만큼은 크게 두려워해야 한다. 양심에 입각하자는 다른 말이기도 하다. 백설이 만 건곤 할 제 독야청청하겠다는 대장부의 기개가 녹아 있어야 세상을 바로 볼 수 있다. 바로 보아야 만이 마음이 바로 서게 되어 있다는 것은 사람살이의 진리다. 무엇이 문제인지는 스스로가 살펴야 한다. 제발 환관만은 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