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연재 | 시가 있는 월요일
겨울 화지*에서
전숙  |  ss829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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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2호] 승인 2015.02.01  20:2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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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화지는 한 폭의 추상화다
화가는 겨울이고 재료는 고실라진 시간이다
북풍한설 왕붓이 한 호흡으로 지나간 자리
덧칠 없는 저 일필휘지의 선긋기
도무지 풀길 없는 생의 비밀공식이다

진흙탕에서 허우적거리다가
어린아이처럼
우연의 선긋기로 꽃대를 올리고
가슴에 스며들지 않는
외계인의 언어로 달빛을 꼬드기는 밤
 
내 미력한 실력으로는 도저히 풀길 없는
수학공식에 쩔쩔매는 시간
허벅지 덮을 치맛자락도 뭉그러지고
연지 찍을 꽃잎도 스러져버렸다
할당된 시간이 다 소진되면
동그라미로 남겨질 것이가
역삼각형으로 꽂힐 것인가
단 한 줄의 묘비명으로 서있을 것인가.

*花池: 나주시 산포면 홍련마을의 연꽃방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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