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진상 교수(동신대 도시계획학과)

근래 나주에서 가장 뜨거운 지역 이슈중 하나는 도시재생일 것이다. 2010년 나주는 전국에서 2개 도시를 뽑는 국토부 주관 도시재생 테스트 베드 선정 공모 사업에서 4위 안에는 들었지만 2위안에 들지 못해 아깝게도 사업 추진 기회를 놓쳤다. 작년 3월 13개 도시를 뽑는 도시재생 선도지역 공모사업에 응모했지만 현장실사도 받지 못하고 탈락하고 말았다.

나주는 전국의 중소도시에서 도심쇠락의 정도가 가장 높은 도시다. 전국의 어떤 다른 도시보다도 잠재적 자원을 풍부하게 갖고 있는 도시기도 하다. 쉽게 말하면 어느 도시 못지않게 아니 어느 도시보다도 양호한 여건을 갖고 있으면서도 잘 활용하지 못한 채 도심 쇠퇴는 계속되어 왔다는 뜻이다. 다시 말하면 도시재생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잘 추진할 수만 있다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도시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두 번의 공모에서 실패를 거듭했을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의 중요한 하나는 도시재생과 관련해 내놓을 만한 주민의 자발적 움직임과 참여가 부족했다는 점이다. 다행히도 이 같은 측면에서 보면 작년 3월의 선도지역 탈락 이후 나주에서는 주민과 함께 하는 두드러진 다양한 활동이 있었다.

대표적인 몇 가지를 들자면 나주목사고을시장 문화관광사업단 주관으로 6개월에 걸친 ‘도시재생아카데미’, 4번의 나주읍성 답사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나주읍성 이야기 지도와 3회에 걸쳐 ‘도시재생뉴스레터’가 제작·배포되었다. 금남동 도시재생 주민조직을 중심으로 ‘흙돌담 쌓기 시민참여 프로그램’과 3번의 ‘도시재생학교’ 강좌가 진행되었다. 최근 영산포에서는 지역을 포괄적으로 아우르는 주민협의체가 결성되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제 나주시청 차원에서도 활발한 주민참여 활동에 힘입어 지난 해 12월부터 공식적으로 10주 코스의 ‘도시재생대학’ 프로그램을 꾸렸다. 벌써 4주째 교육이 진행되고 있고 2월말까지 지속될 예정이다. 주민들의 관심도 뜨거워 40명을 정원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었으나 80명 이상이 등록을 마쳤다. 시간이 지나도 수강생 규모는 줄기는커녕 오히려 늘고 있는 추세다. 나주시청에서는 지난 12월 ‘도시재생지원조례’를 제정하였고 ‘도시재생활성화계획과 전략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도 발주하였다.

그러면 무엇이 도시재생에 관해 이와 같이 높은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일까? 두 번의 실패 이후 높아진 경각심일까? 국토부의 도시재생정책 프로그램에 대한 인식 덕분일까? 아니면 민간부문에서 활발하게 진행된 주민참여 프로그램 덕분일까? 그것도 아니면 혁신도시의 본격 가동에 따른 원도심의 본능적인 위기의식일까?

이유야 어쨌든 간에 도시재생에 대한 주민의 관심이 높아지고 참여하는 것은 도시재생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매우 필수 불가결한 핵심 요소다. 높아진 관심만큼이나 올바른 주민참여에 대한 인식이 제고되어야 할 것이다. 행정에 무조건적인 요구만 하는 것이 올바른 주민참여는 아닐 것이다. 남의 탓만 하고 삿대질하는 것도 바른 참여라고 할 수 없다. ‘완장’ 찼다고 목소리만 높이는 것은 더욱 아닐 것이다.

참다운 주민참여는 우리 마을이 갖고 있는 자원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그 가치를 다시 인식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 자원을 활용해 나, 그리고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고 정말 그것을 추진할 의지와 의사가 있는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성찰이 필요하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구체적으로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하기 위해 행정의 지원을 받는 대신 상응하는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것이 진정한 주민참여의 한 모습일 것이다. 도시재생대학은 잘 활용하면 올바른 주민참여를 준비하기 위한 훌륭한 장이 될 수 있다. 
 
이제 나주에서 도시재생의 화두는 높이 던져졌다. 이 같은 열기를 실제 도시재생사업 현장에서 어떻게 연결하고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다 같이 깊이 고민해야 할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