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은 썩어 잡풀만 무성
처마와 일부 서까래 부식
관리주체 변경을 모색해야

전라남도 기념물 제26호로 전남도 지정문화재인 나대용 장군 생가(문평면 오룡리 472번지)가 나주시의 무관심으로 인한 관리부실로 폐가를 연상시키고 있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특히 이곳을 찾는 주 대상이 유치원생과 초·중등 학생들이어서 문제는 더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볏짚 지붕은 썩어 잡풀이 무성하고 처마와 일부 서까래는 부식이 심하고 담장 기와도 부식돼 벗겨지고 깨졌는가하면 연결 구간은 금이 가는 등 관리가 전무한 상태다.

방문을 열어보면 방바닥을 언제 닦았는지 먼지가 수북하고 소화기도 먼지가 수북해 작동여부조차도 불투명해 보인다.

동네 주민들은 썩은 지붕과 관련해 “옛날 동네에서 지붕을 이을 때는 볏짚을 많이 써 지붕의 두께가 높아 다음 해 지붕을 이을 때까지 지붕이 말짱 했다”면서 “언제부터인가 나주시에서 지붕을 이으면서부터는 지붕이 한해를 지탱하지 못하고 저 모양 저 꼴이다”고 말했다.

이어 동네 주민들은 “유치원생 등 어린 친구들이 이곳을 많이 찾는데 그들이 이 모습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며 “관리를 이렇게 허술하게 할 바에는 아예 폐쇄하는 게 났다”고 말했다.

동네주민들은 또 “생가 안에 화장실이 없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아무 곳에나 방뇨를 하는 실정”이라며 장군 생가의 관리와 시설 등에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나주시 관계자는 “나대용 장군 생가 관리를 금성 나씨 최암 문중에서 하는 관계로 관리상태를 잘 모르겠다”면서 “나주시는 건물이 노후해 부서졌다거나 하는 경우 보수를 하는 정도”라며 관리부실에 대한 책임을 나대용 장군 문중으로 떠 넘겼다. 

나주시는 문중의 관리가 어렵다면 ‘전라남도 문화재 보호조례’에 의해 다른 곳에서 관리를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함에도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조례 제21조 (관리단체에 의한 관리) ①항에 의하면 “도지사는 도지정문화재의 소유자가 불분명하거나 그 소유자 또는 관리자에 의한 관리가 곤란하거나 부적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지방 공공단체나 그 문화재를 관리함에 적당한 법인 또는 단체(이하 "관리단체"라 한다)를 지정하여 당해 도지정 문화재를 관리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나주시는 조례에 명시된 것처럼 나대용 장군 생가에 대한 관리부실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빨리 모색해 더 이상 생가가 훼손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체암 나대용 장군은 1556년(명종 11년)에 나주에서 태어났으며 1583년(선조 16년) 훈련원 별시에 응시하여 병과에 합격했다. 고향인 문평면 오룡리 오륜동에서 10여 년 간 거북선에 대한 설계도와 제작과정을 연구했다. 마을 앞 방죽골에서 첫 시험을 끝내고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전 전인 1591년(선조 24년) 전라수군 절도사인 이순신 장군을 찾아가 거북선 제작을 건의했다. 그 후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그의 의견이 반영되어 거북선 3쌍이 처음으로 제작되었다. 나대용 장군은 충무공과 함께 사천승첩을 비롯하여 당포전, 당항포전, 견내양전, 인골포전, 오양대첩 등에서 큰 공을 세웠고, 임진왜란이 끝난 뒤에는 새 전함인 창선을 만들었다. 이어 남해 현감으로 있을 때는 쾌속정인 해추선을 발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