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충권 기자

최근 지적 기사 취재 과정에서 만났던 K공무원에게 보도로 인해 속상했던 앙금을 풀라고 너스레 농담을 던졌던 적이 있다. 이유는 K공무원이 소속된 부서를 방문하거나 복도에서 마주쳐도 애써 눈길을 피하거나 인사를 나누더라도 너무 의례적인 것 같아 했던 말이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K공무원은 지적기사를 한 번도 아닌 두세 번 연속으로 나간 것을  두고 마음이 편치 않았다는 애기를 들을 수 있었다. 자신의 과오는 생각하지 않은 채 결국은 기사를 낸 기자를 원망했던 것이다.

언제 소주나 한잔하며 이야기 한번 하자는 말을 던지며 뒤돌아섰지만 마음이 편치 않은지 아직까지도 연락이 없어 뒷맛이 씁쓰레하다. 굳이 만나 대포를 나눌 이유는 없지만 지역사회에서 기사로 인해 불편하게 지낸다는게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신문이 나가면 사람에 따라 반응이 천지차이이다.

어떤 이는 지적기사가 나간 후부터 친분관계를 멀리하고 불편해하는 기색이 역력한 반면에 어떤 이는 분명히 지적기사로 마음이 편치 않을 것임에도 “기사 잘 봤다”며 “간과했던 부분을 지적해줘서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부각될 수 있어 고맙다. 빠른 시일 내에 시정하겠다”는 말을 하는 이들도 더러 있다.

그래서 일부공무원은 지적기사가 나가자마자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 민원과 잘못된 행정을 올바르게 바로잡으려는 노력을 하는 반면에 일부 공무원은 부끄러움을 모르고 ‘어느 집 개가 짖느냐’식의 안일한 대응으로 또 다시 지적기사의 주인공이 되거나 지역민들에게 구설수에 오르내리는 일을 반복해 대다수의 열심히 일하는 동료 공무원들의 얼굴에 먹칠을 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본인이라고 지적기사를 쓰면서 마음이 편치 않는 것만은 사실이다. 지역사회라는 메커니즘 상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사이고 하루가 멀다 하고 마주칠 수밖에 없는 현실인데 나라고 마음 편하지만은 않다.
 
하지만 행정업무를 맡고 있는 담당자로써 올바르지 못한 판단으로 잘못을 되풀이해서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것을 보고도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눈을 감을 수는 없다. 잘못은 누구나가 할 수가 있다. 거듭된 잘못을 하는 게 문제라는 말이다.

물론 우리 모두가 잘못을 하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 문제는 자신의 잘못된 원인을 찾으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남의 탓만 하고 있다는데서 발전적인 내일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모든 잘못을 남의 탓으로 돌리지 말기 바란다.

기사가 나가면 잘못된 위법 사항이 무엇인지 철저히 조사하고 시민들이 무엇을 바라고 있는 지 귀 기울이려는 노력과 함께 자기반성이 필요하다. 언제까지 주변 탓을 이유삼아 각 가지 핑계로 자기변명을 하기에 급급할 것인가.

잘못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잘못을 알면서도 되풀이하는 것은 옳지 않는 일이다.

‘잘못은 따로 있는 게 아니다. 같은 잘못을 되풀이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잘못이다‘ 는 말을 되새겨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