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철웅 국장

배 의원, 말이 아니면 하지를 말고 길이 아니면 가지를 말라고 해서 침묵으로 일관하려고 했지만 ‘침묵은 금이 아니고 비겁’이라는 생각에 망설인 끝에 한 마디 하겠네. 모든 공천에는 후유증이 따르고 내홍(內訌)을 겪기 마련이지만, 지난 9일에 발표한 일부 시의원 후보 전략공천은 자네가 주장했던 ‘부정의(不正義’)라는 낱말을 무색케 했네.

자네는 평소 기회 있을 때마다 ‘부정의 한자’는 응분의 대가(정치적)를 치러야 할 것이라 강조했네. 그러면서 부정의 한자를 4.11총선 때 최 전의원과 동반탈당한자(시,도의원 등), 미래산단 부정 관련자와 이에 부화뇌동한자로 구분 지었네. 그리고 미래산단 부정에 항의해 시의원직을 사퇴한 의원들을 당선시켜 시의회에 보내는 것이 미래산단 부정을 심판하는 것이고, 그들의 명예를 회복시켜주는 일이라고 누차 강조했네. 특히 이들의 당선을 위해 손수 지원유세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말까지 덧붙였네.

많은 사람들이 자네의 뜻에 동의했고 지지를 보냈네.

따라서 새정치민주연합에서의 임성훈 시장 공천 컷오프는 자네가 말한 ‘부정의한자’에 대한 ‘응분의 대가’로 지역사회에 받아들여지면서, 평소 배기운을 따라다니던 ‘우유부단’이라는 단어를 일거에 지워버렸네. 그러나 거기까지였네. 자네의 ‘부정의 잣대’가 춤을 추고 말았네. 자네가 말한 부정의한자와 ‘부역’ 혐의가 있는 두 사람을 전략공천 하는 ‘부정의 한 짓’을 자네가 저질렀네. 자네가 전략공천한 다선거구의 김철수 후보는 4.11총선당시 최인기 전 의원과 함께 동반탈당 해 자네의 등 뒤에 ‘비수’를 꽂은 장본인에다, 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으로서 미래산단 부정에 부화뇌동 했던 당사자네. 또 한사람 A모씨는 탈당을 하지는 않았지만 자당후보인 자네를 팽개치고 최 전 의원을 도운 ‘부역’혐의가 있는 사람이네.

미래산단에 항의해 의원직을 사퇴한 정찬걸, 문성기 전 의원은 경선을 시키고, 탈당과 미래산단, 그리고 부역혐의로부터 절대 자유스러울 수 없는 인물들은 응분의 대가는커녕 전략공천이라는 월계관을 씌워준 자네의 상식을 벗어난 정치행위에 역겨움마저 느끼네. 도대체 자네의 ‘부정의 잣대’는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위선인가. 더욱이 자네 보좌관이라는 친구가 사적 감정을 들어 B모 후보의 공천탈락에 일조를 했다는 소문과 더불어 김철수 후보의 전략공천이 의원과 보좌관 그리고 세지면 모 유력인사의 합작품이라는 풍문도 세간을 떠도는데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네.

또한 김철수 후보를 전략공천 하는 잣대와 임성훈 시장 컷오프 잣대는 어떻게 다른가. ‘죄질’로 따진다면 시의원의 본연의 임무인 감시와 견제는커녕 부화뇌동한 행위가 더 크지 않은가. 예를 들어 불법영업을 감시하고 적발해 처벌해야할 경찰관이 불법영업자를 감싸고 같이 놀아난다면 죄질이 누가 더 나쁜가. 대한민국 수재들만 모인다는 서울대, 그것도 법대출신이라 자네가 더 잘 알 것 같은데 누구는 컷오프고 누구는 전략공천인가. 자네의 ‘부정의 잣대’의 기준은 무엇인가. 속된 말로 ‘꼴리는 데’로 하는 것이 자네의 부정의 잣대인가.

특히 전략공천과 관련해 자네의 당위성이 심히 의심되는 부분이 임연화 전 통합진보당 시의원을 탈당시켜 새정치민주연합에 입당시키면서 전략공천한 부분이네. 자네는 임연화 후보의 전략공천에 대해 두 가지 이유를 들어 당위성을 얘기했지만 지나가는 소나 개나 돼지가 웃을 일이네. ‘개콘’에서는 볼 일이었네. 자네는 공직선거법 제47조 5항 ‘1명 이상을 여성으로 추천하여야 한다’는 강행규정을 들고 있지만 여성추천을 위해 공모절차 한번 밟지 않고 바로 임연화를 추천해버렸네. 절반의 당선이 보장되는 새정치민주연합 공천을 보장하는 여성후보자를 공모했다면 ‘물 묻은 바가지에 깨 붙듯’ 공모자가 몰렸을 것이네. 왜 공모를 하지 않았는가? 공모도 하지 않고 공직선거법을 둘러대는 자네의 궁색한 변명에 의심 가는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여기서는 거론하지 않겠네. ‘선수끼리는 그렇게 둘러대서 안 되네.

또 한 가지 미래산단 사퇴의원 살리기 운운하며 전략공천을 정당화 했는데 그렇다면 정찬걸, 문성기는 왜 전략공천하지 않았는가? 더욱이 정찬걸 전 의원은 나주시청 개청 이래 최대의 부정스캔들로 회자되는 미래산단 사건의 최초 폭로자로서, 그가 아니었으면 미래산단 사건은 영원히 묻히고 말았을 것이네. 사퇴의원 살리기 차원이라면 누구보다도 전략공천의 영 영순위는 정찬걸 전의원이 아닌가? 입은 비뚤어졌어도 피리는 바로 부르라고 했는데, 자네는 입도 비뚤어지고 피리도 바로 불지 않았네.

‘공천원수는 평생 간다’는 말이 있네. 하물며 정당성이 결여된 공천원수야 3대는 가지 않겠는가? 할 말이 아직도 많으나 친구로서 지난 시간의 정리(情理)를 생각해 이만 줄이겠네. 잘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