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산단 2000억 재정위기 극복 범대책위 꾸려라”
개발공정을 나눠 단계별로 분양해 투자비 회수해야
최소면적 개발, 특별법 등 출구대책 공론의 장 필요

민선6기, 모든 것 공개하고 시민적 합의과정 반드시 필요
성장 제일주의와 무조건적인 기업 유치 성과주의 경계해야

나주시가 추진중인 미래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과 관련한 사건들이 하루를 멀다 않고 연이어 터지면서 오는 지방선거 최대이슈가 되고 있다. 임성훈 시장을 비롯해 나주시 공무원과 업체 관계자 등 14명이 무더기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데다 최근에는 개발 참여업체와의 민사소송에서 나주시가 패소, 거액을 물어야 할 형편이기 때문이다. 나주시 재정의 화약고가 될 미래산단 문제해결을 위해 시민적 공론화와 합의과정을 거쳐 미래산단의 출구대책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금껏 나타난 문제는 무엇이며,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다섯 차례에 나눠 살펴본다. <편집자 주>

▲ 이철웅 국장

지역의 발전과 산업화 촉진을 위해 지정된 미래산업단지가 개발되지 않고 지연 되는 과정에서 지역경제 활성화와 경제구조의 재편에 대한 기대를 모았던 시민들은 경제적 허기를 느끼면서 개발에 대한 불신이 일어나고, 개발심리를 촉발해 땅값을 올리고 개발이 늦어지면서 높아진 부동산 가격이 오히려 거래를 위축시키는 현상을 초래되고 있다.

나주미래일반산업단지는 최초 300만㎡로 계획돼 과다한 사업 규모에 따른 자금난 등으로 보상 및 후속 개발 절차가 이뤄지지 않고 표류하다가 지난해 7월 민간투자 관련 불합리한 이자율과 수수료를 개선해 특수목적법인(SPC)을 구성하고 타당성 재조사를 통해 사업 구역을 대폭 축소(180만㎡)키로 하고 산업단지계획 수정했다.

민간기업은 산업단지 개발의 불확실성이 증가할 경우 공영개발기구에 비해 훨씬 빠르게 시장에서 철수하는 경향을 보여 왔다. 더구나 산업단지의 지정이 수요보다 많이 이루어질 경우 미래산단의 앞날은 희망적이질 못하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우리나라의 산업입지 수요를 장기 전망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산업입지는 현재 지정된 산업단지만으로도 전국 대부분의 시·도는 2020년까지의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규모로 평가된다.

특히 시·도별 산업시설용지 미 조성 면적을 2015년까지 완공계획인 산업단지와 그 이후에 완공계획인 산업단지로 구분하여 살펴볼 경우 전라남도와 전라북도에는 장기개발 산업단지가 다수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나 이를 고려해도 현재의 미 조성 면적이 지역의 공장용지 수요를 통해 단 기간 내에 소화하기 어려운 규모라는 것만은 분명하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현재의 상황은 미래산업단지가 개발되더라도 상당 기간 분양율 저조로 가뜩이나 열악한 나주시 재정에 비상등이 켜질 수밖에 없다.

미래산단, 해법은 무엇인가?

미래산단의 재정위기는 분양이 100% 완료된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 그러나 현실은 희망적이 못하다. 동수농공단지나 노안농공단지의 분양가는 평당 약40여만 원대에 분양을 했는데 아직 조성과정 중에 있는 미래산단은 이미 지난해 기준으로 평당 65만 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고, 미래산단의 공사 완료 후에는 평당 분양가가 80여만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분양이 되지 않으면 최악의 경우 나주시의 재정파탄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앞으로 미래산단의 부지가 일부라도 분양이 안 될 경우에는 미분양 부지를 나주시가 인수하게 되어 있는 것도 문제다.

산업단지를 일시에 개발, 분양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막대한 개발비용을 한꺼번에 조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개발공정을 나눠 단계별로 분양해 투자비를 회수하여 자금의 숨통을 터주는 방안이 바람직하다.

다시 말해, 산업단지지정 면적을 몇 개 구간으로 나눠 개발하면서, 조성이 완료된 구간에 먼저 기업을 유치하고 분양을 통해 개발비용을 회수하는 방안이다. 회수된 투자비는 다른 구간을 개발하는데 투입되고 이 같은 연쇄적인 개발로 전체적인 산업단지 조성을 완료하여 기업에게 필요한 공장용지를 공급한다는 것이다. 물론, 일시에 개발하는데 따른 재정압박을 피해갈 수 있기도 하다.

또한, 최소면적을 개발하는 방안이다. 어려운 PF상황에서 개발과 공급이 어렵고 분양 또한 장기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최소면적의 개발로 개발과 공급 및 원활한 투자유치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분양을 성공시키기 위한 전제조건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핵심은 분양가다. 일각에서는 미래산단의 진입도로나 공단입구까지의 공업용수관로 그리고 폐수처리장은 국비지원을 100% 받을 수 있는 대상이라는 점에서 국비는 물론 지방비 확보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주문을 내놓고 있다.

모든 공사는 분양가에 영향을 미치므로 국,도비 지원받으면 분양가 산정에서 분양가를 낮출 수 있어 미래산단 분양에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제시한다.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나주시의 주장과 희망대로 100% 분양만 기대하기에는 결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은 국가 개입 필요하고 그것은 법적 제도적 장치에 의해서 가능할 것이라는 점에서 미래산단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모두가 미래산단의 포크레인 소리는 계속 울려되야 하고, 모두가 우려하는 분양가도 낮춰 보다 좋은 기업들이 미래산단에 둥지를 빨리 틀어야 한다는 희망을 전하고 대안이다.

문제는 지난해 미래산단 관련 동의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야기된 시의원들의 사퇴서 처리처럼 정치적 논리로만 밀어 붙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오는 6.4지방선거 이후 민선6기 시장과 시의원은 물론 시민사회단체가 머리를 맞대고 미래산단 재정위기 극복을 위한 범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모든 것을 공개하고 토론하고 시민적 공론화와 합의과정을 거쳐 미래산단의 출구대책을 찾아야 한다.

지금껏 나타난 문제점과 잘잘못을 가려내고 나주시 재정의 화약고가 될 미래산단 문제해결을 위해서 모두의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

기업유치, 지역에 도움 될까? 

산업단지 조성을 통한 기업유치가 지역 경제에 과연 도움을 줄 수 있을까? 나주시가 민자유치사업으로 미래산단, 신도산단을 추진하고 있는 시점에서 비리와 잡음이 이어지면서 걱정과 우려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나주시 투자유치촉진조례에 따르면 나주시는 기업유치를 위해 입지보조금·투자보조금·고용보조금·교육훈련보조금 등 국내기업의 이전비를 지원하고 외국인기업, 신규투자기업에 대해서도 비슷한 내용의 지원이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

또 중점 육성 업종에 대한 추가지원, 기반시설 조성비 지원도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그밖에도 지방세 감면, 공유재산 지원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여러 가지 혜택을 주는데 비해 기업들이 지역에 그다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비판을 낳고 있다.
기업을 많이 유치한다 해도 지방세를 감면해 주기 때문에 지방세 증대효과도 크게 기대할 수 없을뿐더러 일자리 창출 효과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견해가 많다.

일자리가 늘어난다 해도 기업이 요구하는 젊은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우리지역 현실에서 광주 등 인근지역에서 통근버스를 운행하며 근로자를 공수해 오는 실정이다. 지역 향토기업들은 일부 대기업의 입주로 인건비가 동반 상승해 경쟁력마저 떨어지고 있는 현실을 호소하고 있다.

기업지원금 ‘퍼주기’ 효과 있나?

민선5기 출범이후 나주시는 투자유치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명분으로 지원한 기업보조금이 총 228억 규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63개 기업에 최근 4년 동안 지원해 준 금액이다.
총 228억 중에 국비는 75억, 도비는 8억7천, 시비는 144억원이다.

그러나 이들 기업이 나주시민들을 얼마나 고용했는지, 나주에서 생산한 물품을 얼마나 쓰고 있는지, 나주시와 시민들을 위한 사회적 공헌을 얼마나 하고 있는지 냉철히 따져 봐야 한다. 혜택과 자본보조만 받으면서 별다른 기여를 하고 있지 않다면 이는 시민의 혈세로 기업만 배불리는 ‘기업 퍼주기’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기업지원금을 받은 40개 업체 가운데 12곳은 건축예정이거나 건축중인 곳이고, 일부업체는 공매나 경매에 들어간 경우도 있다.

나주로 이전을 하겠다며 보조금을 챙긴 뒤 실제로는 관리직원만 배치하고 형식적으로 운영을 하는 얌체 기업도 있다는 전언이다.

기업지원금은 기업유치의 실적이 필요한 자치단체의 입장과 막대한 보조금과 인센티브를 지원받고자 하는 기업의 이해가 부합되면서, 기업유치에 따른 지역경제의 기여도가 검증 없이 부풀려지기 쉽다.

문제는 보조금 환수가 사실상 어려운 기업이 있다는 점이다. 고스란히 혈세만 날릴 우려가 있다. 나주시가 일자리 창출과 기업유치를 앞세우려다 보니 부작용이 날 수밖에 없다.

기업지원금 뿐만이 아니다. 나주시가 2012년 이후 체결한 MOU 가운데 45건 중 16건이 이행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에 체결한 MOU는 채 1년도 되지 않아 4건중 2건은 벌써 투자를 포기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제 부풀리기식 기업유치를 지양하고 실속 있는 기업만을 선별 유치해야 한다. 보조금만 내주고 사후관리를 하지 않는다면 결국 혈세의 낭비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보조금을 지원한 기업에 대한 투자 이행을 확보하기 위하여 지원 금액에 상당하는 이행보증보험증권, 저당권 설정, 가등기 중에서 한 가지 이상의 조치를 반드시 취해야 한다.

문제가 더 커지기 전에 보조금을 취지대로 사용하지 않은 업체는 지원금을 전액 환수조치 해야 한다. 미래산업단지를 분양하는데 급급해 퍼주기식 기업지원금이 이뤄진다면 더욱 큰 문제를 촉발할 것이다. 미래산단 정상화를 위해 기업지원금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고 기업보조금에 대한 전면적인 실태조사를 통해 기업지원금의 합리적인 기준과 원칙있는 집행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나주시 민간이전경비, 기업지원금에 편중

지난해 나주시가 밝힌 ‘2014년도 예산편성을 위한 민간이전경비 성과평가 결과’에 따르면 2012년 민간이전경비와 행사 및 축제성 경비는 195건에 205억에 이른다.

이를 유형별로 보면 민간자본보조가 49건에 127억원으로 집중 지원된 것을 비롯 교육기관에 대한 보조금은 7건에 45억, 민간경상보조는 61건에 15억원, 민간행사보조는 44건에 7억7천만원, 행사운영비는 34건에 8억9천만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민간이전경비 가운데 민간자본보조가 집중된 것은 나주시가 기업지원금 명목으로 보조금을 과다하게 지급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실제로 나주시는 투자기업보조금으로 15개 기업에 91억원의 보조금을 지급한 것은 비롯 나주직업훈련원 운영보조금 1억원, 관내기업 신규고용보조금 4천9백만원 등 100억에 이르는 막대한 혈세를 기업지원실을 통해 민간이전경비로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농업분야 민간이전경비는 34억원, 보건복지분야는 3억3천만원에 그쳤다.

그러나 기업 퍼주기 편중지원 논란에도 불구하고 나주시 평가단은 기업지원금 지원을 ‘탁월’한 등급으로 평가했다. 민간의 경제발전을 지원함으로 인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이 좋은 평가로 이어졌다며 올해 본예산에도 기업지원금이 적잖이 배정했다. 2014년 예산서에 따르면 입지보조금 5개기업 5억원, 시설보조금 5개기업 5억원 등 10억원 규모의 투자기업 보조금 등 국내외 기업 투자유치비로 19억5천만원을 편성했다.

안전행정부가 지방재정 효율성 측면에서 민간이전경비의 적정 비율을 제한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조사업의 편중이나 획일적 배정은 자치단체 재정압박과 비생산적 세출구조를 유발할 우려가 크다. 나주시의 민간이전경비가 기업지원금에 편중된 것은 사회, 문화, 복지 등 부문간, 지역간 합리적인 자원배분을 하라는 지자체 예산편성기준 지방재정운용원칙마저 무시한 지원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민선6기 나주시는 기업지원금이 합리적으로 사용됐는지 객관적 평가의 토대가 될 정보공개와 보조금 사후관리 대책을 시급히 보완해야 한다.

유치기업이 실질적 투자까지는 2-3년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검증할 시간은 충분하다.

오히려 검증할 수 있는 외부역량 활용과 검증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가 문제다. 자치단체장은 기업유치 실적이라는 성과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시의회는 물론 전문가와 시민단체의 참여를 통해서 이를 검증하고 조절해야 한다.

기업 유치와 기업 지원 정책을 소홀히 하자는 것은 아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기업의 정상적인 활동은 최대한 보장돼야 하고, 우리 지역에 필요한 기업은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한다.

그러나 성장 제일주의와 무조건적인 기업 유치의 성과주의는 지양해야 한다. 기업이 들어왔을 때 지역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지, 주민의 삶이 어떻게 달라질지 따져봐야 한다. 긍정적 효과는 극대화하고 역효과는 최소화하는 것이 민선6기 나주시가 해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