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철웅 국장

“구차하게 공천을 구걸하는 것 같아 홀가분하게 시민의 심판을 받겠습니다. 소명하라고 하고서는 근거도 없이 김&장 변호사를 샀다느니 변호사 비용을 얼마 주었냐고 묻는 위원이나 공직자 윤리규정이 어떤 내용인지 모른다고 해도 위반했느냐 안했느냐를 ‘예‘, ’아니오‘로만 대답해라 하며 마치 취조하는 듯한 태도로 일관하는 위원장을 보면서 심한 모멸감과 회의를 느꼈습니다. 당원이라는 자부심을 가질 수 없어 떠나기로 했습니다.”

지난 23일 온종일, 임성훈 시장이 새정치민주연합 기초자치단체장 자격심사에서 컷오프 될 것이라는 소문이 지역사회에 쫙 퍼진 가운데 이날 오후 새정치민주연합 탈당의사를 밝힌 문자 메시지 중 일부다.

탈당 의사를 밝힌 문자 메시지를 보면 탈당의 당위성을 찾아볼 수가 없다. 기초자치단체장 자격심사위원회에 참석해 자격기준에 대한 심사를 받은 모양인데 있는 그대로만 대답하면 될 것을 ‘취조하는 듯 했다’는 등 심사위원들의 태도를 문제 삼아 탈당을 하게 됐다는 것은 어딘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자격심사위원회에서 기초자치단체장 자격기준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니까 소명을 요구했을 것이고, ‘맞으면 맞다, 아니면 아니다’라고 간단하게 대답하면 될 것을 그 부분에 대해 트집을 잡으며 취조 하는듯해 모멸감과 회의를 느껴 당원이라는 자부심을 느낄 수 없어 떠나기로 했다는 것은 자가당착(自家撞着)이요 자기변명이다.

나주시장예비후보로서 하늘을 우러러 한 점의 부끄러움이 없이 떳떳하다면 자격심사위원회의 어떤 질문과 소명요구에도 모멸감과 회의를 느낄 수 없고 가질 필요다. 어딘가 모르게 켕긴 것이 있으니까 자격지심(自激之心)이 발동해 탈당의 명분을 구한 것 같으나 너무 구차하다.

특히 ‘공직자 윤리규정이 어떤 내용인지 모른다‘는 임 시장의 말은 어처구니가 없다 못해 기가 꽉 막힌다. 공직자가 공직자윤리규정을 모른다?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다. 공직자윤리규정을 모르는 사람이 나주시의 최고공직자 자리에 있다 보니 미래산단과 같은 ’불상사‘가 발생하고 결국은 그것이 부메랑이 되어 본인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역민들은 결과적으로 공직자윤리규정도 모르는 사람을 4년 전 우리의 시장으로 뽑았고, 그 ‘죗값’을 치르느라 나주시는 끄떡하면 압수수색을 당하고 공무원이 구속되고 시장은 불법행위 혐의로 재판에 계류 중인 형국이 됐다. 

물론 재판과 선거 결과는 까봐야 안다는 말이 있듯이 재판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나주의 수장이 일 년 넘게 법정을 들락거린다는 것은 볼썽사납다.

각설하고, 당에서 ‘버림’ 받고 시민의 심판을 받겠다고 했는데 지난 4.11총선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최인기 전의원이 민주당 나주?화순 국회의원후보에서 컷오프 되고 민주당을 탈당해 출마했지만 ‘잊혀진 정치인’ 배기운 후보에게 압도적인 표차로 ‘우세’를 당한 것을 벌써 잊었냐는 얘기다. 솔직히 임시장도 당시 탈당은 안했지만 최 의원 편에 섰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었기에 하는 말이지만 최전의원의 낙선을 생각지도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민심(民心)은 그런 것이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

임 시장 자신은 최 전 의원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각오겠지만 나주의 민심이 그렇게 호락호락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4.11총선 당시 최인기 의원의 낙선을 점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최 의원의 당선을 기정사실화 했기에 나주 민주당 시,도의원 전원(박순복 비례대표 시의원 제외)이 동반탈당을 했고 일부는 터놓고 ‘부역’까지 하면서 최 의원의 ’시다바리‘를 했지만 민심(民心)은 그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천심(天心)이었다.

즉 지난 4.11나주총선은 나주의 민심이 어리석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 나주 민심의 현주소를 대변해주는 하나의 좌표였다. 새겨듣기 바란다.

특히 임 시장은 일부 시민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저는 많은 고민 끝에 새정치연민주합의 경선을 거부함과 동시에 당적을 내려놓고 시민 여러분의 선택을 받기로 결정하였습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탈당을 하려면 공천접수를 하지 말고 탈당을 했어야지 중앙당 자격심사위원회에서 컷오프가 예상되니까 부랴부랴 화려한 메이크업으로 치장한 미사여구를 동원해 탈당의 변을 하는 것은 어색하고 한편으로는 비겁하다. ‘불륜과 로맨스’ 논법이다.

어쨌든 이제 임 시장은 무소속으로 시장출마를 할 모양인데 필자의 기우(杞憂)가 현실이 될지 아닐지는 지역민의 몫이 됐다. 나주시민들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