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충권 기자

기자생활을 하다보면 취재대상들과 지인들에게 좋은 기사만 써 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받곤 한다. 하지만 문제점을 찾아내서 권력을 견제하고 불법과 비리 등의 폐단 등을 알리고 개선시키는 게 기자의 본분이자 사명이어서 어쩔 수 없이 쓴 소리를 많이 하게 된다.

더러는 친분을 내세워 인정을 바라지만 사정을 하나씩 고려하다 보면 한도 끝도 없는 게 현실이어서 냉정하게 뿌리치고 만다. 이로 인해 주위에서 가끔은 매정하다는 불만과 자신밖에 모른다는 볼멘소리를 듣기도 하지만 기자로서 안고 갈 숙명으로 알고 받아들이고 있다.

가끔은 주위로부터 사소한 것들을 취재한다는 지적을 듣기도 하지만, 모든 사건은 작은 일에서 발단하기에 초기에 지적해 바로잡아주어야 한다. ‘호미로 막을 것 가래로 막는다’는 속담이 있듯이 우리는 이러한 일들을 주변에서 많이 겪었다.

우리는 어렸을 때 부모님과 선생님들로부터 체벌(體罰)을 받으면서 “다 너 잘되라고 하는 거야”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어린 시절 잘못된 행동을 일삼으며 방황할 때  누구하나 바로잡는 사람이 없어 인생을 망치거나 후회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방황할 때 죽도록 때려서라도 나를 올바르게 잡아줬으면 내 인생은 달라졌을 거라”는 원망 섞인 말들을 한다.

당장은 올곧은 소리가 듣기 싫고 귀에 거슬려 못마땅할 수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 단체나 개인의 발전에 좋은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누구나 좋은 말만 하고 싶고, 좋은 이야기만 듣고 싶은 게 인생사다.

싫은 소리를 하는 본인도 마음이 편치 않은 게 사실이다. 홍보성 기사들을 많이 써서 사람 좋은 기자라는 말을 들을 수도 있겠지만 기자의 직분을 다하기 위해서는 그럴 수 없다. 이것이 기자라는 직업의 숙명이라고 한다면 너무 거창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사실이 그렇다. ‘입에 쓴 약이 몸에도 좋다는 말’도 있지 않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