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들의 ‘생쇼’ 속에 멍드는 민심

2년 전 총선을 목전에 둔 나주지역에서는 KTX 나주역 정문제가 선거판의 당락을 결정지을 것처럼 나주지역을 세차게 뒤 흔들었다.

당시 최인기 후보 측은 수성(守成)을 위하여 KTX 나주역 정차를 히든카드(hidden card)로 사용했고, 수세에 몰린 배기운 후보측은 증앙당 차원의 급조된 대책위원회를 만들어 대응에 나서는 등 금방 KTX가 나주역정차로 결론 날 것처럼 오두방정을 떨더니만 2년이 지난 지금 이미 물 건너갔다.

당시 임성훈 나주시장도 이에 뒤질세라 “KTX의 나주역 정차가 관철될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을 결집해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내 놓았고, 때를 맞춰 국토해양부를 항의 방문해 권도엽 장관을 면담한 자리에서 KTX 나주역 정차 안을 반영해줄 것을 촉구했다. 이어 시민들의 의견을 전제로 나주역에서 KTX가 정차하지 않으면 혁신도시는 준공도 하기 전에 실패작이 되고 말 것이라는 엄포까지 하면서 제대로 일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렇게 빈 깡통의 요란한 소리는 언제부터인지 서서히 자자들어 시민들의 뇌리에서 사라진 요즘, KTX는 2014년 12월 쯤 호남선KTX(서울∼광주)의 개통이 예정되어 있고, 이에 따라 광주시에서는 2,300억원의 민자를 끌어들여 송정역세권 개발안의 연이은 발표에서 보듯, 광주의 교통지형과 역세권, 상권 등도 덩달아 정차역인 송정역을 중심으로 새롭게 재편되고 있다.

모든 행정력를 결집해 대응하겠다던 임성훈 시장, 반드시 가져 오겠다던 최인기(전) 장관, 나만 믿으라던 배기운 의원 등 정치적 ‘생쇼’가 아니었느냐는 시민들의 힐난이다.

서울～광주를 1시간 반이면 주파하는 KTX의 개통으로 가장 큰 경제적 위협을 직접 받을 수 있는 지역이 나주다. 송정역세권을 중심으로 대규모 명품 아울렛 등의 상권이 형성되고, 함평, 무안, 목포, 영암, 강진, 해남, 완도, 진도의 대중교통노선이 송정역으로 묶어지게 되면 나주시는 그야 말로 불 꺼진 항구가 될 수밖에 없다.

또한 송정역세권이 크게 확장되면 혁신도시와의 직선노선이 신설 될 것은 불문가지(不問可知)다. 그렇게 되면 혁신도시의 잉여이익은 고스란히 광주 품으로 안실 수밖에 없다.

2년 전 나주시의 ‘강력대응’ 호기는 말 그대로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공갈포’라 할 수 있다. 광주시의 발 빠른 대응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광주공항의 김포항로를 없애고 인천항로를 신설하겠다는 등의 계획에서 나주시를 스크린(screen)하자면 앞날이 한 밤중이다.

이 한밤중의 책임은 크게는 정치인들에게 있다.

사태가 이 지경에 다다랐는데도 유감표명 한마디 없는 당신들은 진정한 후안무치(厚顔無恥)의 달인들이다.

늦었더라도 송정역세권과 목포역세권에 샌드위치가 된 나주시의 홀로서기가 성공하기 위해선 가용, 가동할 수 있는 모든 동력을 제다 끌어 모아야 한다.

또한 KTX 시대를 앞두고 있는 나주시의 현재 대책은 무엇인지도 시민들께 소상히 알려야 할 책임도 통감해야 한다.

그리고 당시의 그 많던 KTX와 관련 된 펼침막과 KTX정차를 조잘 되던 참새들은 다 어디로 떠났는지도 나주시민들은 몹시 궁금해 한다. 아무리 선거용 KTX라지만 앞으로 이런저런 공갈사기는 없어야 한다는 시민들의 눈 부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