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前 나주부시장 이광형

비록 진눈깨비였지만 며칠 전 첫눈이 내렸습니다. 우리의 명산 금성산 정상부근에는 제법 쌓였습니다. 또 한 계절이 가고 한 계절이 찾아 왔습니다. 그러고 보니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별로 한 일도 없는 것 같은데 훌쩍 1년이란 세월이 흘러갑니다. 문득 할일 없이 지나가는 무상한 세월을 보면서 앞으로는 보다 행복하고 값지게 잘 살아야 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얘기가 있습니다. ‘멀리서 건장한 남자가 젊은 여자를 업고 오는데 두 사람이 표정이 너무나 행복하더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곁에 왔을 때 자세히 보니 그 건장한 남자는 장님이었고, 업힌 여자는 앉은뱅이였답니다.’ 전혀 행복하지 않을 것 같은 두 사람이 행복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여자는 남자의 눈이 되어 주고, 남자는 여자의 발이 되어 서로 믿고 의지하면서 함께 길을 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더랍니다.

안분지족(安分知足)이라는 사자성어도 있습니다. ‘자기 처지를 탓하거나 불평하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자기 분수를 지키며 만족할 줄 안다.’는 뜻입니다. 안분지족하는 마음으로 상대방을 먼저 배려하면서 함께 어우러져 사는 것이 곧 행복일 것입니다.

또한 오늘이 행복하려면 내일에 대한 희망이 있어야 하지요.  빠른 세월을 살아가는 우리들은 내일, 모래, 나아가 다음 달 아니 돌아오는 새해에는 각박한 현재보다는 뭔가 더 나아지겠지 하는 기대감으로 살아갑니다. 설레는 희망을 안고 오늘의 불평도 위안하면서 살아가는 것이지요. 내일의 기대가 없다면 절망뿐이고 불행한 삶의 연속일 것입니다.

우리의 공동체인 나주시의 여러 가지 현실 또한 현재는 암울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그래도 내일은 아니 내년에는 다른 환경이 조성되리라는 희망을 가져야합니다. 우리 손으로 반드시 또 다른 환경으로 바꿔 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어야 오늘의 행복이 이어질 것 같습니다.
 
그러면 값진 삶이란 무엇일까요? 우리가 세월이 흘러 갈 때면 가끔 과거를 되돌아 볼 때가 있지요. 이때 되돌아본 인생이 결코 후회되지 않는 다면 값진 삶이라고 생각됩니다. 값진 삶을 위해서는 양심을 지키면서 조건 없이 남을 사랑하고 돕거나 나를 생각해주는 이에게는 은혜를 잊지 않고 감사할 줄 알아야  합니다.
 
날씨가 추워집니다. 우리 주변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나보다는 더 어려운 이웃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난방비가 없어서 차디찬 방에서 자고, 먹을거리가 변변찮아 끼니를 대충 때우는  이웃이 그들입니다. 다들 우리네 어머니이고, 아버지들이고, 형제들입니다. 따뜻한 말 한마디, 작은 성의 표시는 그들이 올 겨울을 넘기는데 큰 힘이 될 것입니다. 나도 어려운데 무슨 말이야 하기보다는 그래도 나는 괜찮아 하는 안분지족으로 말입니다. 주는 기쁨은 받는 기쁨의 두 배라고 합니다.

추운 겨울 모두 다 건강하신 가운데 행복하고 값진 인생을 살아가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