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냥은 못줄지언정 ‘쪼빡’까지 깨서야

▲ 김재식 국장

통합진보당(통진당)의 사퇴의원직 승계는 유감을 넘어 사퇴가 담고 있는 의미, 그리고  진정성과 본질을 심히 훼철 시키는 일이다. 나주시 의회 3명의 의원(문성기, 정찬걸, 임연화)들이 의원직 사퇴서를 내던진 가장 큰 이유는 시민들이 익히 알다시피 부정부패 백화점이라 이름이 붙여진 나주 미래산단의 잘못된 문제를 바로 잡기 위한 투쟁의 일환이었다.

나주시장 거수기를 자청한 다수 나주시 의원들의 힘에 밀려 그 뜻을 이룰 수 없자 시민들에게 그 부당함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 자기 몸을 스스로 태워 어둠을 밝히는 촛불이 되고자 결행 된 일이 아닌가.

이는 정당이나 개인적 이해관계를 뛰어넘어 사회적 규범(規範) 그리고 맡은 바 소명에 충실하기 위한 일이며, 이러한 의기(義氣)는 마땅히 존중되어야 제대로 된 사람사회라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근간의 일이 이 지경까지 다다른 이면의 책임은 임성훈 나주시장을 위시한 무리들에게 있기에 마땅히 시민들은 본연의 직분을 망각한 그들에게 앞으로 엄중한 심판의 철퇴를 내려 살아 있는 정의로운 민심의 힘을 보여주어야 한다. 따라서 통진당의 나주시의원의 책임성을 이어가고자 사퇴 의원직 승계라는 장담은 시민들의 정서하고도 거리가 멀고, 사퇴의 의미, 그리고 사퇴진정성과 본질에 치명적인 오해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통진당에서 나주시의원의 책임성 운운은 임연화 의원의 사퇴가 책임감 없는, 즉 무책임한 개인행동이므로 그 사퇴는 정당성이 없다는 이야기라면, 사퇴서가 계류 중이였던 5개월 남짓 임연화 의원 활동 공백기는 통진당 입장에선 무엇을 의미하는지 도통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

또한 정치적 책임을 다 하기 위해 의원직을 계승 하겠다는 것은 임연화 의원이 정치적 책임을 다 하지 못 했다는 것과 같은 의미를 담고 있으며, 통진당에서 감투(나주시 의원)하나 더 만들려는 모사와 함께 자기 합리화를 위한 자기모순에 빠져 깨춤을 추고 있지만 시민들의 귀와 눈을 쉽게 속일 수는 없다는 것이 큰 실책이다.

또한 동냥은 못 주더라도 쪼빡을 깨서는 안 된다는 것이 우리네가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최소한의 양심이라 할 수 있다. 함에도 통진당은 이 쪼빡마저 깨고 있으면서도 168회 나주시의회 임시회에 승계의원을 출석시키지 않는 이유(의원선서) 또한 세간의 비아냥 거리가 되고 있다.

하여, 세 사람의 의(義)로운 결행(決行)이 통진당의 사퇴 의원직 승계로 인하여 그 빛이 노랗게 바랜다면 그 또한 냉혹한 심판의 대상이 될 것이다.

德不孤 必有隣((덕불고 필유린)이라고 공자는 말 한다. 풀자면 덕은 외롭지 않고 반드시 이웃(덕을 따르는 사람)이 있다는 뜻인데 통진당은 이 부분을 크게 놓치고 있다. 말하자면 대의(大義)를 거슬러서는 민심의 이반은 불을 보듯 확연 하다는 것이다.

또한 통진당의 태생적 기반이 이해 관계없는 양심적 행동에 있다면, 이번 의원직 승계는  이해 관계없는 양심적 행동과 상당한 괴리를 재생산하고 있다. 지금 통진당이 처한 내외적 처지는 암울자체라 할 수 있다. 구라든 팩트(fact)든 이석기 의원의 국가전복내란음모사건으로 사시적 눈빛의 추스림도 버거운 판에 나주지역에서 민심이반을 불러올 수 있는 자충수를 두어서야 될 일인가. 좀 더 성숙한 시민을 위하는 진정성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아무리 바빠도 바늘허리에 실 묶어서 쓸 수 없다는 우리 속담이 있다. 작은 것 같아도 세상 살아가는데 긴요한 속내를 깊이 담고 있다.

또한 고장난명(孤掌難鳴)이라고, 한쪽 손바닥만으론 소리를 낼 수 없지 않는가. 즉 죽이 맞아야 소기의 목적을 달성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시민들의 힘으로 비례대표로 의원을 배출한 통진당은 민심을 두려워하는 전향적 사고의 전환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이다. 또한 민심의 동향이 어디로 흐르는지 깊은 주의를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