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관장 내정자 언론에 노출되자 부랴부랴 상황 수습

전남장애인종합복지관이 새로운 위탁법인을 선정하면서 전 직원에게 사직서를 종용해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전남장애인종합복지관장 내정자로 지명된 전(前)사무국장 김모씨는 새로운 위탁법인 선정과 함께 전 직원을 물갈이하기 위해 사직서를 종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이 언론에 노출되자 김씨는 부랴부랴 직원들에게 정상 출근을 통보하면서 사건을 무마하려고 직원들의 입단속을 지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사직서를 제출을 종용받은 직원들은 "위탁법인인 (사)한국지체장애인협회의 인수인계위원회와 사무국장 사이에 전 직원 사직을 조건으로 뒷거래가 오고간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직원들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전(前)사무국장 김모씨가 직원들을 면담실로 불러 미리 준비한 사직서와 볼펜으로 사직서를 작성하도록 종용했다"면서 "심지어는 조퇴한 직원들에게까지 복귀를 명해 사직서를 쓰도록 강요했다"고 호소했다.

또한 "6개월간의 고용승계가 보장되더라도 그 기간동안 위탁법인의 횡포로 스스로 퇴직할 수밖에 없다고 불안감을 조성시키면서 사직을 종용해 45명의 직원이 사직서를 쓰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소식이 삽시간에 지역사회에 알려지면서 오히려 김씨가 궁지에 몰리자 다음날인 27일 일부 직원들에게 사직서를 반려하고 정상출근을 통보하는 등 입단속을 지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의 독선에 직원들은 "이 모든 상황의 피해자는 직원들뿐만이 아니다"면서 "사직서를 제출한 직원들의 공석으로 치료교육실 및 재가복지서비스 등 복지관의 모든 서비스가 마비돼 그 피해가 고스란히 장애인들에게 돌아갔다"고 전했다.

전남장애인종합복지관 위탁운영법인 모집 공고문에 의하면 '위탁법인으로 선정된 후 6개월 이내에는 시설장 및 사무국장 이외의 직원들을 교체할 수 없으며, 시설장 및 사무국장을 제외한 종사원은 고용승계를 원칙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전남장애인종합복지관은 모집공고 규정과 노동법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전 직원에게 사직을 종용했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전남장애인종합복지관 A씨는 "언론노출에 따른 눈가림 식의 직원 복귀가 전 직원의 신분을 결코 보장해 줄 수 없음이 자명하다"면서 "위탁 계약 시마다 직원들의 신분이 전혀 보장되지 않은 현 체계에서는 마음놓고 일을 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현장의 사회복지사들이 장애인을 위한 전문적이고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위탁 계약시 전 직원 승계를 제도적으로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전남장애인종합복지관 전(前)사무국장 김모씨는 인수인계위원회와의 뒷거래 의혹에 대해 "전 직원의 사직을 요구하는 인수인계위원장의 지시는 없었다"면서 "새로 출범하는 위탁법인의 원활한 복지관 운영을 위해 전 직원의 사직을 요구했었는데 판단을 너무 잘못했던 것 같다"고 변명했다.

전남장애인종합복지관은 위탁 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위탁운영법인 모집 공고를 실시, 지난달 18일 (사)한국지체장애인협회가 새로운 위탁법인으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