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수의사 안락사 확인 등 직무태만 드러나

나주시가 유기동물 보호소를 식용 개사육장에 위탁 운영한 사실이 알려지자 “식용으로 둔갑시켜 판매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특히 동물보호법에 따라 유기동물을 구조해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나주시가 식용 개사육장에 유기동물 보호소를 위탁한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최근 나주시청 자유게시판에 “나주시에서 운영하는 유기견 보호소가 식용개 사육농장에 위탁해 유기견의 식용개 둔갑이 우려 된다”는 글이 올라오면서 알려졌다.

동물보호법에는 도로, 공원 등의 공공장소에서 소유자 등이 없이 배회하거나 학대를 받아 적정한 치료와 보호 받을 수 없다고 판단되는 동물은 일정 기간을 정해 보호조치를 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시·도는 동물의 구조, 보호조치 등을 위해 농림수산식품부령으로 정한 기준에 맞는 동물보호센터를 설치·운영할 수 있다.

농림수산식품부장관은 설치·운영에 드는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할 수 있고, 그의 기준에 맞는 기관이나 단체를 동물보호센터로 지정해 동물의 구조·보호조치 등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나주시는 자체적으로 보호시설을 갖출 수 없어 일정기준을 갖춘 일반인에게 위탁을 하는 과정에서 희망자가 없어 식용 개사육장을 운영하는 양모씨에게 위탁 운영하고 있다.

나주시 유기동물 보호센터를 위탁 운영하고 있는 양모씨는 최근 논란이 일자 “유기동물은 식용개와 엄격하게 분리해 운영하고 있다”고 억울함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유기동물 보호센터를 식용개 사육농장에 위탁한 것보다 더 큰 문제는 나주시에 공중수의사가 2명이나 근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기동물을 안락사 시키거나 자연사로 처리할 경우에도 현지 확인절차를 거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2012년 유기동물은 지난 15일 현재 개 36마리, 고양이 9마리 등 45마리로 이 가운데 17마리는 문제가 일자 애완견동호회가 운영하는 천사의 집으로 옮겨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나머지 유기동물들이 안락사 또는 자연사할 경우 현지 확인을 했는지에 대해 묻는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자신의 직무유기를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시 관계자는 “남평읍 광이리에 지난 3월부터 애완견 전문 농장이 운영되고 있다”면서 “현지 확인 결과 충분한 시설을 갖추고 있어 이곳과 나주시 유기동물 보호센터 위탁 운영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