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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관아의 정문인 정수루는 사람들이 관아에 들어서기 전에 의관을 단정하게 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1603년에 목사 우복룡이
건립했다 전하고 있는 정수루는 한때 북을 매달아 읍성의 문을 여닫는 시간을 알리기도 했다.
나주목 관아의 출입문인 정수루는 여지도서에는 민백남 목사(1753-1755)가 건립하였다고 기록하고 있으나, 나주군지에는 우복룡 목사가
1603년 지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나주군지(羅州郡誌)에는 선조 36년 우복룡 목사가 시작(詩作)과 풍류를 즐기기 위하여 건립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 뒤
여기에 북을 메달고 시각을 알렸는데, 한국전쟁 중에 분실(紛失)되었다.
1602년 8월 2일 나주목사로 제수된 우복룡은 얼마 지나지 않아 백성의 얼굴에 종기가 나는 병이 읍성 전역으로 번지는 재앙을
맞게된다. 한 가족 가운데 5∼6명까지 서로 전염되어 시름시름 앓다가 1주일만에 죽어 나갔다.
전염병이 급속도로 번져 매번 사군(射軍)과 격군(格軍)을 선발해 전주 감영으로 보낼 때마다 죽거나 누워 앓는 수가 거의 반이나 되었다.
이처럼 적을 막을 준비와 농사 두 가지 일이 어렵게 되자 관찰사 한준겸은 곧바로 피해상황을 선조에게 보고하였다.
"나주 목사(羅州牧使) 우복룡(禹伏龍)이 보고한 바에 의하면, 요사이 병이 난 사람이 처음에는 얼굴에 종기가 나는 것 같다가 인하여 목
안이 붓고 통증이 있어 방약(方藥)이 효과가 없다 합니다. -생략-.. 한 가족 가운데 5∼6명까지 서로 전염되어 누워 앓다가 5일이 지나지
않아 문득 죽는다 하니 지극히 참혹하고 측은합니다. 요사이 듣건대 열읍(列邑)에 치성하지 않은 곳이 없다 합니다. 매번 주사(舟師)의
사군(射軍)·격군(格軍)을 조발해 보낼 때마다 죽거나 누워 앓는 수가 거의 반이나 되므로 방비와 농사 두 가지 일이 모두 기대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나주목사로 2년여 가까이 근무하고 있던 1604년(선조 37년) 4월 30일 동헌에서 하늘을 올려다 보니 구름이 별로 끼지
않았는데 마치 안개 기운과 같은 것이 하늘을 덮쳐 햇빛이 매우 누렇게 변하였다.
오후 3시-5시 사이에 하늘 오른쪽에 마치 동자(童子)의 모습과 같은 검은 흔적이 해가 질 때까지 사라지지 않았다. 희귀한 기상상태가
2시간 가량 일어나자 우복룡은 장계를 올려 선조에게 보고하였다.
선조34년 천거되어 충청도 관찰사(忠淸道觀察使)가 되었지만 상소로 사양하였다. 충청도 관찰사를 사양한 뒤 한참동안 그의 소식이
전해지지 않아 선조가 대신들에게 물었다.
"우복용이 오랫동안 부임하지 않음은 어째서인가?"
"우복룡은 절개 있는 선비라, 대간(臺諫)이 논란하는 까닭에 반드시 나오지 않을
것입니다. 벼슬을 바꾸어 주소서."
그날로 우복룡은 나주 목사로 자리를 옮기게 되었다. 나주목사로 3년 동안 일하면서 우복룡은 어사(御史)가 연달아 치적을 보고하여 선조의
신임이 더욱 두터워졌다.
3년 뒤 충주 목사로 임명되었다가 1년 만에 파직되었다. 후에 성천(成川)에 부임하라는 명이 있었으나 나가지 않아, 결국 대간(臺諫)
이창후(李昌後)의 탄핵을 받았다. 우복룡은 "나라에 도가 있으면 벼슬하고, 나라에 도가 없으면 들어앉는다."라는 유명한 명언을 남기고 고향으로
돌아가 생을 마감했다.
"너희들은 반란을 일으킨 군사이다"
우복룡(禹伏龍)은 1573년(선조
6) 사마시(司馬試)에 합격하여 선조 15년에 내섬시(內贍寺) 직장(直長)의 벼슬에 나갈 때 율곡 이이의 적극적인 추천이 있었다.
이때 이이는 우복룡의 학문과 덕행이 뛰어나다며 6품직에 승직시킬 것을 요청하기까지 하였다. 이후 용궁 현감으로 있을 때 임진왜란이 일어나
전공을 세웠다.
용궁(龍宮)은 조령(鳥嶺)과 문경 사이에 있었다. 당시 대부분의 수령들이 난리를 피해 모두 도망을 갔으나 우복룡은 용궁현에 남아 지역을
방어하였다.
수백 명의 군사를 모아 야간에 예천(醴泉)의 적 진영을 습격하여 승리를 거두기도 하였다. 이때의 공으로 그는 안동부사의 직책을 맡아 그의
이름이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그런데 서애(西厓) 유성룡(柳成龍)이 쓴 '징비록(懲毖錄)'에는 전쟁 중에 용궁 현감 우복룡이 잔인하게 아군을 살해한 대목이 기록되어
있다. '징비록'은 16세기말 임진왜란 당시에 좌의정, 영의정, 사도도체찰사(四道都體察使)의 중책을 맡았던 서애가 은퇴 후에 기록한 전쟁
회고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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