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대 총선을 향한 예비주자들의 발걸음들이 빨라지고 있다. 오는 4월11일에 실시될 총선은 본 선거운동과 다름없는 예비선거 운동기간이 시작되면서 이미 그 시작을 알렸다.

민주통합당은 4명의 예비주자들이 당 공천을 받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으며 새누리당과 통합진보당 소속 예비후보들은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 김민주기자

하지만 이들 예비후보들을 바라보는 지역민들의 눈길은 그다지 곱지 않다. 특히 민주통합당 소속 예비후보들은 지역민들을 철저히 무시하는 행보로 그 정도가 지나치다 싶을 정도다.

어느 예비후보들은 뭐가 그리도 잘났는지 엊그제서야 지역에 내려와 자신을 홍보하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나 톡톡 날리는 안하무인격으로 일관하고 있다.

또 다른 예비후보들은 공천에 목숨을 걸었는지 서로 간에 고소와 고발을 일삼는가하면 상대방을 헐뜯기 위해 선거에 출마했는지 의심이 갈 정도로 진흙탕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지방선거와 총선이 실시되는 기간을 계산해보면 지역민들은 2년에 한 번 꼴로 이 같은 진흙탕싸움에서 곤혹을 치를 수밖에 없는 현실이지만 이번 총선은 더욱 심해진 것 같다.

이들 예비후보들이 예비선거 운동이 시작되면서부터 지금까지 지역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지역발전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약속한 것은 손가락으로 꼽기도 민망하다.

예비후보들은 지금까지 대부분의 시간들을 상대후보 헐뜯기와 최근에는 모바일경선에 대비한 신청서를 받는데 급급한 나머지 정작 자신들이 해야 할 일들을 망각하고 말았다.

말 그대로 나주는 매니페스토 정책선거가 실종되고 네거티브와 노이즈 마케팅이 판치는 정치적 퇴보를 손쓸 틈도 없이 당하는 비참한 지역으로 전락하고 있다.

매니페스토의 어원은 라틴어의 마니페스투스이다. 당시에는 ‘증거’ 또는 ‘증거물’이란 의미로 쓰였다. 이 단어는 이탈리아어로 들어가 마니페스또가 되었으며 그때는 과거행적을 설명하고 미래행동의 동기를 밝히는 ‘공적인 선언’이라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매니페스토란 자신의 과거행적을 솔직히 고백하고 앞으로의 구체적 실천계획을 공적으로 밝히는 일이다. 가령 출마자가 과거에 당을 여러 번 옮겨 다닌 ‘철새 정치인’이었다면 그 불가피한 이유를 설명하고 앞으로는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공약하면 된다.

또 과거에 어떤 비리사건에 연루된 적이 있으면 그 경위를 밝히고 앞으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는 고백을 하고 정치인으로서의 앞으로 계획을 구체적으로 공약하는 것이다.

지난 2003년 일본 가나가와현 지사 선거에서 매니페스토 37가지를 공표해 당선된 마Tm자와 시게후미 후보가 좋은 본보기다. 의원을 3번 지낸 중진 정치인인 그는 지방정치의 개혁 없이는 일본정치가 발전하기 힘들다고 인식해 모범적인 매니페스토를 만들어 선거에 적극 활용함으로써 최연소 지사로 당선됐다.

한국형 매니페스토는 2006년 5월 31일의 지방선거를 계기로 시작됐다. 그동안 나주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후보자들의 매니페스토 서약과 민선4기 출범과 더불어 공약이행평가위원회를 구성해 1년에 한번씩 이행사항을 평가받는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2010년 지방선거부터 나주에서 매니페스토는 사라지고 말았으며 급기야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네거티브 선거가 기승을 부리는 사태에 직면했다.

아무리 예비선거 운동기간이라지만 지역민들을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노력은 보이지 않고 오직 중앙당의 공천만 받기 위해 안달을 하고 있는 모습이 차라리 측은하기도 하다.

중앙당의 공천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민들의 마음이며 이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예비후보들의 모범적인 매니페스토가 우선되어야 한다.

정치의 요체는 정책이다. 지역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지역과 소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후보자간의 이슈경쟁, 비전과 대안, 합리적이며 효율적인 지역정책이 무한 경쟁해야 한다.

총선을 앞두고 지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좋은 지역정책들이 매니페스토 방식으로 보다 풍성하게 열매 맺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매니페스토의 실천적 노력을 통해 지역정치의 희망과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