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를 깎는 고통 감내해야 신뢰 얻을 것”

금품 등을 요구한 특정 사무관에 대한 나주시의 징계가 ‘솜방망이 처벌’이란 비난을 받고 있다.

특히,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하며 부정부패 및 불합리적인 관행철폐를 주장했던 공무원노조나주시지부가 집행부의 솜방망이 처벌에도 침묵하고 있어 일부 노조원들이 집행부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공무원노조는 지난 10월경 성명서를 통해 ‘특정 부서의 과장이 직원들에게 수시로 금품을 요구하고 추석명절에도 금품을 요구했다’고 밝히고 강력하게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이들은 해당 사무관 공개사과를 하지 않을 경우 게시판 등에 실명을 공개하는 등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나주시 감사실에서는 해당 사안에 대해 조사를 착수했고 문제의 사무관 2명에게 ‘훈계조치’를 내린 것으로 알려져 나주시가 부정부패추방 및 불합리한 관행 철폐를 외면하고 있다는 비난을 초래하고 있는 것.

노조관계자는 “이번 문제 제기로 불법적인 관행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된 것으로 본다”며 “앞으로 노조집행부가 인사비리 등 현재 나주시의회에서 제기된 의혹 등과 함께 조사와 논의를 거쳐 강력하게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렇듯 간부 공무원의 금품 요구에 대한 처벌 반응이 미진한 가운데 일부 노조원들은 “솜방망이 처벌에 만족할 것이면 당초에 문제 제기를 왜 했는지 모르겠다”며 “구렁이 담 넘어 가듯 수수방관한다면 부정부패 및 관행철폐는 요원해 질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또 다른 노조원 역시 “처벌 수위가 높아지면 금품을 제공했던 하위직 공무원들에 대한 처벌 또한 뒤따를 것인데 이를 우려한 미지근한 대응이라면 애초에 문제 삼지 말았어야 했다”며 “나주시의 제 식구 감싸기나 노조의 제 식구 감싸기는 매 한가지”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시민 이 아무씨는 “부정부패와 뿌리 깊은 불법적인 행정을 철폐하기 위해서는 제 살을 깎는 고통을 감수해야만 이룰 수 있다”며 “같은 조직의 식구에게 칼을 들이밀 수 없겠지만 일벌백계 차원에서 강력하게 대응해야만 투명하고 신뢰받는 행정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