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터 ‘반짝 특수’에 그칠 듯

추석 명절을 앞두고 배 주산지인 나주지역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늦은 개화에 잦은 비와 태풍, 일조량 부족까지 겹친데다 예년보다 추석까지 빨라 출하량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가격대도 형성되지 않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나주배농협 관계자는 본격적인 수확에 들어간 배 생산량이 평년 예상량 9만5천t을 크게 밑돈 7만여t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저온현상으로 개화기가 열흘이상 늦어졌고 6월 장마부터 지속된 잦은 비와 일조량 부족 등 전반적인 배 생육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더욱이 각종 언론에서 이상기온과 빠른 추석명절을 이유로 과일값 폭등을 예상하는 보도를 쏟아내 상대적으로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를 위축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 늦은 개화에 잦은 비와 태풍, 일조량 부족까지 겹쳐 나주지역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나주시와 광주지방기상청은 7-8월 일조량이 평년보다 30%가 적고 비는 30-50%가 더 내린 것으로 집계했다.

또 지난달 전남지역을 강타한 태풍 ‘무이파’로 2천50여ha에서 평균 25% 가량이 떨어지는 등 낙과도 농가를 힘들게 하고 있다.

잦은 비로 검은별무늬병 등 병해에다 태풍으로 상처입은 과일이 대량 발생하는 등 상품성도 떨어지고 있다.

추석이 예년보다 열흘 이상 빨리 찾아오면서 중만생종인 ‘신고’의 경우 상품성이 큰 대과(大果) 비율도 예년 60-70%보다 크게 떨어진 40% 안팎에 그치고 있다.

출하량도 줄어 추석을 열흘 가량 앞둔 나주 산지에서는 예년의 70-80% 수준인 1일 4천여 상자에 그치고 있다.

이에 따라 과수농가들은 15kg기준 포장 보다는 7.5kg포장을 선호하며 출하에 나서고 있다. 또한 가격대 역시 적정수준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석명절을 불과 일주일여 앞두고 있지만 나주배원예농협 경매장에서는 지난해 명절 전과 비슷한 가격에 경매가 이뤄지고 있다.

7.5kg기준 한 상자에 평균 2만5천원에서 최상품은 3만6천원까지 가격대가 형성되고 서울 및 부산 등의 대도시에서는 경기지역의 배가 출하되고 있지 않음에도 전년대비 5천원이 하락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나주배농협 이동희 상무는 “작황 부진과 높은 가격을 의식한 소비자들이 미리 걱정을 해 기피해 출하물량이 적은데도 가격은 예년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5일부터는 예년 수준 이상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