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상인과 일부농가 출하중단 가격상승 한 몫

출향향우로 서울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최모씨는 올해도 고향에서 고춧가루를 구입하기 위해 연락했다가 아연실색했다. 한 근(600g)에 지난해 평균 7천원보다 3배 이상 오른 2만3천 원에 거래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까운 친인척을 통해 싼값에 구입하더라도 현재 고춧가루는 한 근에 2만원을 넘어서고 있다.

태풍으로 인해 고추나무의 가지 등이 부러지는 피해를 입어 전국적으로 고추 수확량이 급감하면서 산지 고추 가격이 지난해보다 3배 이상 상승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함께 고추뿐만 아니라 태풍과 이상기온 등으로 인해 대부분의 농산물 가격이 오르고 있어 주부들은 벌써부터 올해 김장걱정에 한숨만 커져가고 있다.

시기적으로는 앞으로 1~2차례 고추를 더 수확할 수 있지만 고추나무의 가지가 부러져 농가는 수확을 포기할 수밖에 없으며 탄저병 등 병해충으로 생산량이 급감한 것.

특히 고추가격이 계속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에 중간상인과 농가에서 고추를 당장 판매하기 보다는 저장하고 있어 시장에 거래되는 물량이 크게 줄어든 것도 한 몫을 하고 있다.

고추구입을 포기하고 싶다는 한 주민은 “고추 가격이 어제 다르고 오늘 달라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며 “고추 가격이 시시각각 오르고 있어 고추를 사려는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지역 내 고추재배면적은 2,231농가 354.5ha로 830.8톤이 생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대부분 시설하우스가 아닌 노지에서 재배하고 있어 생산량 감소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하지만 자칫 농산물 가격 급등에 따라 가격안정이라는 명목으로 정부가 수입물량을 늘릴 경우 국내산 고추값이 폭락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