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어 1번지’ 영업중지 결정 적잖은 파장 일 듯

지역을 대표하는 특산품이자 숙성홍어의 원조라 할 수 있는 홍어의 거리가 영산강 살리기 사업으로 존폐의 기로에 서 있지만 나주시는 특별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특히 차별화된 홍어요리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으며 외지인들의 발길을 나주로 끌어들였던 ‘홍어 1번지’가 영업중지를 결정하면서 그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산강 살리기 사업의 일환인 제방보강공사와 포구재개발, 홍어의 거리 조성을 위해 주택 및 상가 일부가 사업구간에 포함돼 철거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7세대는 1차 대상과 보상금액이 터무니없이 차이가 나며 대체부지 등을 구입하기 어렵다며 보상금 수령을 거부하면서 강제집행을 위한 절차가 진행됐다.

▲ 홍어요리의 대표 음식점인 ‘홍어 1번지’가 영업중지를 결정했다. 홍어 1번지를 찾은 외지인들이 굳게 닫힌 문을 의아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다.

LH공사는 광주지방법원에 보상비를 공탁했으며 나주시의 두 차례에 걸친 행정계고 후 오는 9월 9일 강제집행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홍어상인들과 주민들은 “추석을 코앞에 두고 강제로 철거한다고 으름장을 놓는 것은 차라리 죽으라는 말고 같다”며 “주민들의 의견은 전혀 귀담아 듣지 않고 오로지 정부방침만 따르려는 나주시 행정에 분노를 느낀다”고 반발하고 있다.

9월 9일 강제집행을 통해 건물을 철거할 경우 사전에 이주할 장소를 확보하지 못한 상인들은 추석명절 장사를 완전히 망칠 뿐만 아니라 앞으로 생계유지도 막막하게 된다.

상인들과 주민들은 철거를 하더라도 추석 이후로 미뤄주길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지만 익산청과 LH공사는 콧방귀도 뀌지 않고 있으며 나주시도 이와 부화뇌동해 상인들과 주민들의 이주대책마련에 눈썹하나 움직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사회에서는 홍어의 거리를 조성하겠다고 하면서 오히려 홍어상인들과 주민들을 몰아내기에 혈안이 돼 있는 영산강 살리기 사업이 무슨 소용이냐는 여론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이로 인해 홍어판매점과 음식점들이 포구를 중심으로 형성되기보다 시내 중심지역으로 이동하는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어 홍어의 거리는 무늬만 남게 될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홍어요리를 대표하는 ‘홍어 1번지’의 영업중지 결정은 홍어음식점들에게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영업 중인 홍어음식점은 시내지역을 포함 3곳에 불과해 앞으로 홍어음식을 먹기 위해 나주를 방문하는 외지인들이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산강 살리기 사업을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새로운 관광자원을 확보한다는 미명아래 오랜 세월 지역을 지켜온 홍어의 거리를 붕괴시키는 과오를 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