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등·화장실·안길포장 등 총체적 문제 드러나

오는 9월말 완공 예정인 도래 한옥전통마을이 문제점투성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또 완공도 되기 전부터 허술한 관리가 계속된다면 활성화를 기대할 수 없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도래 한옥전통마을에 투입된 사업비는 총 37억여 원으로 새로운 전통문화유산의 가치보존과 관리, 활용을 통한 관광자원화로 주민소득이 증대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도래마을 전통한옥은 국가지정과 전남도 지정문화재로 지정된 홍기응·홍기창·홍기헌 가옥 등은 문화재라는 이유로 별도로 관리되면서 마을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특히 홍기창 가옥은 중문채 지붕이 무너져 내리는 등 훼손 상태가 심각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예산확보문제로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 풍산홍씨 홍징의 업적을 숭배하고 추모하기 위해 건립된 양벽정은 문중에서 몇 년 전 개보수를 한 뒤 전통한옥의 모습보다 근대한옥으로 변해버렸다.

지붕처마를 마감하는 기와에는 제조회사의 상호가 버젓이 새겨져 있으며 전통한옥에서는 볼 수 없는 적벽돌로 마감된 모습은 50여 년 전의 근대한옥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 도래마을 입구에 마구잡이로 버려진 쓰레기와 훼손된 경고판(좌) 장애인용 공중화장실에 행사에 사용했던것으로 보이는 허수아비가 방치되고 있다(우).

이런 문제점은 지난 2009년에도 본보를 통해 지적한 바 있으나 문중은 물론 나주시에서도 수수방관하면서 전통한옥마을의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이와 함께 도래 전통한옥마을 관광자원화 사업의 일환인 연못은 수년 째 방치되면서 9월 완공이 과연 가능할 까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마을 곳곳에 세워진 가로등도 문제다. 솟대를 형상화한 가로등은 재질선택에서부터 문제가 시작됐다. 형상은 전통한옥마을과 조화를 이루지만 철판 등을 사용한 탓에 일부는 부식이 진행 중에 있으며 페인트가 탈색되는 등 교체가 시급한 실정이다.

마을입구의 공중화장실도 심각하다. 장애인용 화장실에는 언제 사용했는지 알 수 없지만 허수아비가 뒹굴고 있으며 세면대는 파손된 채 제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

당초 황토포장으로 추진했던 마을진입로와 안길 등은 흙콘크리트로 교체 시공해 도저히 전통한옥마을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등 총제적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기존 가옥들의 담장을 전통담장 형태로 조성해 멀리서나마 바라보면 전통한옥마을의 형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 같은 문제점은 철저한 고증과 자료검색 등을 통해 전통한옥마을로 조성하기보다 그저 한옥을 신축하거나 개보수해 사용한다는 그릇된 발상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도래마을은 역사가 깊은 건축물이 많이 남아 있다. 중종 36년(1541년)에 휴암 백문걸이 운영하던 학당으로 많은 학사와 인재를 배출한 영호정과 풍산홍씨 업적을 기린 양벽정, 지정문화재인 홍기응·홍기창·홍기헌 가옥 등은 반촌으로서 풍산홍씨의 위용을 잘 보여준다.

전통한옥마을로 개발해 전통문화유산의 가치를 보존하고 이를 통해 관광객을 유치, 주민소득을 증대한다는 한옥전통마을 관광자원화 사업목적이 퇴색되지 않을까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