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서류 작성으로 7,800여만원 횡령 혐의

사무용품 납품 비리와 관련해 전남경찰청의 수사를 받아 온 나주시 공무원 8명이 불구속 기소됐다.

이들 공무원들은 사무용품 지출 예산을 부풀려 수천만원을 빼돌린 사실이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지난 2일(목) 전남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따르면 프린터 토너 및 복사용지 등 사무용품을 구입하면서 납품업체와 짜고 지출결의서를 허위로 작성해 7,800만원을 빼돌린 나주시청 여직원 A(53세, 지방행정 6급)씨 등 공무원 8명과 납품업체 대표 B씨(41) 등 9명을 공금횡령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관계자에 따르면 이번에 불구속 기소된 공무원들은 횡령금액이 각 300만원을 기준으로 기소했으며 횡령금액이 300만원 이하인 공무원 46명에 대해서는 나주시가 자체징계토록 통보했다.

A씨 등 불구속 기소된 공무원들은 각 부서 회계담당자들로 2007년 1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프린터 토너 등의 사무용품을 납품하는 B씨와 공모해 사무용품을 구입한 것처럼 허위 서류를 만든 뒤 K씨로부터 현금을 돌려받는 수법으로 7,800만원을 횡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전자정부 도입으로 전산용 소모성 사무용품의 사용 빈도가 낮아지고 있는데도 예산은 매년 비슷하게 책정된다는 점을 악용해 허위 예산집행 내역을 만들어 공금을 빼돌려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횡령한 공금을 부서 회식비나 인사이동에 따른 동료 전별금 등으로 사용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들은 B씨에게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의 예산을 허위로 집행한 뒤 세금 추징분인 10~20%를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되돌려 받는 등 범행 흔적을 남기지 않는 방법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나주시청 공무원들이 관행적으로 공금을 횡령해 온 사실이 이번 수사에서 드러났다”며 “다른 자치단체에도 이런 사례가 있는지 확인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한편, 전남지방경찰청은 지난해 5월 국민권익위원회의 수사의뢰로 수사에 착수한 뒤 나주시청의 4년 간 지출결의서를 5개월 가량 확인해 공금횡령을 밝혔으며, 1년여 동안의 수사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