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불고기가 돼지 삼겹살보다 못한 가격에 팔리고 있다.

구제역 여파로 소고기값은 바닥없이 추락하고 있는데 반해 돼지고기 가격은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휩쓴 구제역이 축산물 가격 시스템을 뒤흔들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27일, 나주축협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한우 경매가격은 ㎏당 1만1,796원으로, 지난해 1만6,483원에 비해 1년 사이에 4,687원(28.4%) 하락했다. 반면 돼지 경매가격은 지난해 ㎏당 4,272원에서 올해 7,380원으로 3,108원(57.9%)이 급등했다.

특히, 이달 들어 야외활동이 늘면서 돼지고기 수요도 늘어 지난달(5786원)보다 무려 1,594원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한우(1만6,581원)의 경우 30.2% 떨어졌고, 돼지(3,850원)는 85.7% 올랐다.

이처럼 한우값은 폭락하고 돼지고기값은 폭등하면서 축산물 가격 시스템도 붕괴됐다. 돼지고기가 한우보다 비싼 가격 역전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구제역 여파로 한우 시장은 급격히 위축되면서 수입산 쇠고기가 무섭게 시장을 잠식한데다, 돼지의 4분의 1가량이 매몰 처분돼 돼지고기가 공급물량이 절대 부족한 상황에서 야외활동이 늘어 삼겹살 수요가 급증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한우 소비 위축에 따라 산지가격이 폭락해 사육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한우농 김 아무(48세, 왕곡면)씨는 “2년 전 280만원에 송아지를 입식해 2년가량 길러 550만원을 받았다”며 “2년동안 들어간 인건비·약품비는 고사하고 사료값 300만원도 건지지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정 아무(58세, 동강면)씨도 “국제 곡물가가 급등해 사료값이 작년보다 20% 오르면서 한우를 기르면 기를수록 손해보고 있는데 또 오른다고 하니 답답하다”며 “엎친데 덮쳐 수입 소고기마저 넘쳐나 한우농가가 고사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