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가 논란을 빚었던 인공수분용 꽃가루 지원사업을 전격 취소하기로 결정해 배 재배농가의 피해가 예상돼 문제가 되고 있다.

시는 지난 7일(목) “인공수분 꽃가루 공급업체 선정 과정에서 적격업체가 없어 부득이 2011년도 고품질 배 결실안정지원(인공수분 꽃가루)사업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나주배 산업 발전을 위해 일시적인 처방이 아닌 장기적인 안목에서 외국산 꽃가루지원사업은 가급적 지양하고 수분수확보, 배 수출증대 방안 마련 등 내실 있고 경쟁력 있는 시책사업을 발굴 지원토록 대책을 강구 하겠다”강조했다.  하지만 나주시가 개화시기를 1주일여 앞두고 아무런 후속 조치도 없이 지원사업을 취소한 것은 무책임하다는 지적을 초래하고 있다.

현재 나주배원예농협 등 각 지역농협에서는 이미 꽃가루 지원사업 물량을 농가로부터 신청을 받은 상황이고 지원사업이 중단됨으로써 농가의 경영비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또 밀반입된 불량 꽃가루의 남발과 고품질 나주배 생산 위기를 초래하는 결과로 지역농협단체와 2,500여 과수농가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한편, 나주시는 배 결실안정을 도모하고 일손부족 농가에 대한 지원 방안으로 지난 2008년부터 인공수분 꽃가루 지원사업을 시행해왔다.

2008년에는 1,21농가에 200kg의 꽃가루 지원을 위해 3억원(보조 50%, 자담 50%)의 예산을 지원했고 2011년 사업에는 334kg에 2억5천만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배꽃가루 지원사업, 무엇이 문제인가?

나주시는 배꽃가루 지원사업 논란과 관련해 각 업체가 공급하려는 꽃가루의 발아율이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를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이는 표면적인 이유일 뿐, 실제로는 사업추진 초기부터 과수농가의 인지도와 경쟁력이 높은 D업체가 제외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즉, 배꽃가루 공급업체 상호간 갈등에서부터 문제가 시작됐다는 것.

이렇듯 업체 간 신경전이 치열해지다보니 시 관계자는 ‘고품질 배 결실안정 지원사업 추진 지침’에 명시된 구입 꽃가루 발아율(70%이상 기준)에 중점을 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시는 꽃가루 취급 10여개 업체와 농약사 가운데 최종적으로 적격업체 4곳을 선정, 발아율 검사에 들어갔지만 또 다른 논란을 불거지게 했다.

그러나 냉동 보관으로 수면(睡眠)상태인 꽃가루(정자)를 자극, 현미경을 통해 머릿수를 세는 발아율은 오차범위가 워낙 넓은데다 검사 방법 등도 제각각이어서 문제가 되고 있다. 더욱이 농협 및  원예분야 전문가들은 수정할 수 있는 발아율 범위를 40-70%로 보고 있으나 시는 평균 70% 이상으로 제한, 논란을 자초했다.

이 때문에 공공기관인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나주배시험장이 애초 나주시의 검사의뢰를 거부했다가 뒤늦게 검사를 대행하기도 했다.

실제로 첫 검사를 시행한 지역 영산포농협은 내부적으로 4곳의 업체 샘플 5개를 검사한 결과 3개 샘플은 기준이상이고 2개 샘픔은 재검사를 요망한다고 시에 통보했으며, 전남대학교는 40%대의 결과를 내놓았다.

나주배시험장의 재검사에서도 나주시는 평균 48%-70%까지 나온 결과를 제시했으나 평가 업체들은 자체 재검산 결과 시가 최대 20% 넘게 축소해 발표했다고 반발했다. 나주시는 이 과정에서 업체 관계자의 검사 참관을 허용했다가 막판에 배제하는 등 공정성 논란을 낳았다. 

시가 발아율만을 중점으로 적격업체를 선정하려했다면 지역내 꽃가루 취급업체 전체를 대상으로 발아율 검사를 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런 나주시의 매끄럽지 못한 일처리가 행정불신을 초래했고 논란을 가중시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수입 꽃가루 의존도 줄이고 농가 자생력 증대
장기적으로 수분수 전문 생산단지 조성 통해

이렇듯 중국산 수입 꽃가루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많은 부작용이 뒤따르고 있다.

이른바 ‘보따리장사’라고 불리는 밀수입부터 자연적인 환경에 따라 착과가 달라지게 때문에 수입산 꽃가루에 호박꽃 등의 꽃가루를 혼합한다는 루머까지 떠돌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 현실적인 문제는 중국산 꽃가루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수급불안정에 따른 지역 과수농가의 피해가 막대하다는 것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영산포농협에서 실시하고 있는 수분수 식재와 수분수 전문생산잔지를 조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나주배 대표 품종인 신고배는 자가불화합성이므로 과수단지 내 수분수(추황, 원황, 금촌추 등)를 일정 간격으로 식재하여 자연 수분을 유도해 고품질 나주배 생산에 주력해야 한다.

또 시는 농기계임대은행의 경우처럼 일손이 부족한 농가에 대한 지원사업으로 수분수 전문생산단지를 조성해 지역 과수농가에 안정적인 꽃가루 공급을 통한 경영안정과 특정 기간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제언에 귀를 기울여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