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8일 무소속 의원과 민노당 의원의 요구로 소집된 145회 임시회가 다수당인 민주당 시의원들이 등원을 거부하는 바람에 임시회가 유예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고 있다.

임시회 소집을 요구한 무소속과 민노당 의원 5명은 이번 임시회에서 최근 단행된 시의 인사 부당성, 조류인플루엔자(AI) 관련 살처분 매립지 실태, 통합서비스 전문요원 편법 채용,  공산화훼단지 변상관련 문제 등 나주시의 당면 현안 대해 시정질문을 할 예정이었다.

▲ 김민주 기자

그러나 민주당의 고의적인 등원거부로 무소속과 민노당 의원 등 5명만이 출석, 의결 정족수  미달로 안건 상정이 자동 무산됨으로써 시정질문 등을 할 수 없게 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시급성을 요하는 사안이 아니다’는 궁색한 변명으로 등원거부라는 ‘묘책’을 동원, 동료 의원들의 시정질문을 원천 봉쇄했다. 하지만 그들의 변명과는 달리 무소속과 민노당이 의원이 제기한 당면 현안은 누가 봐도 시급성을 요하는 사안이다.

인사문제, 조류인플루엔자. 직원 편법 채용, 공산화훼단지 변상 문제 등 하나하나가 시급히 집고 넘어가야 할 나주시의 당면 현안이다.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의원들은 제멋대로의 ‘시급성 잣대’로 의정활동이라는 의원 기본업무를 의도적으로 포기하고 노골적으로 방해하는 폭거를 자행했다.

지방의원이 수행하고 있는 의정활동은 다양한 방식으로 수행된다. 시정질문, 업무보고 청취 및 질의응답, 조례안 등 안건 심의·의결, 현장시찰이 일상적으로 행해지고, 1년에 한 번씩 예산심의·의결, 행정사무감사, 결산심의·의결이 실시된다.

그 중에서도 시정질문은 소관 상임위의 정책과제를 넘어서서 집행부를 견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임위위원회 중심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의회운영을 보완할 수 있는 주요한 장치다.

의원은 시정질문을 통해 집행부 정책과정 전반에 걸쳐 문제점을 드러내고, 단체장으로부터 직접 답변을 듣고 의원 자신의 대안을 제시해 집행부에 반영한다. 따라서 시정질문은 감시와 견제라는 의회의 순기능에 없어서는 안 될 가장 중요한 의정활동이며, 여론 형성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지방의회가 집행부를 효과적으로 감시 견제할 수 있는 최고의 의정활동이다.

이처럼 가장 중요하고 최고의 의정활동인 시정질문을 등원거부로 맞서며 원천봉쇄하고 있는 오늘의 현실이 나주민주당 시의원들의 현주소다.

민주당의원들의 등원거부는 누가 봐도 인사문제와 관련해 시장을 무소속의 시정질문으로부터 ‘보호’하겠다는 소아병적(小兒病的) 발상이다. 등원거부가 ‘시급을 요하지 않는다’는 명분이지만 임시회 안건에 인사문제를 거론되지 않았다면 임시회를 유예시킬 이유가 없다는 것이 시중의 지배적인 여론이다.

이로 인해 민주당 의원들은 ‘임 시장 방탄 자켓‘ 이라는 ’멋진‘ 이름표를 달게 됐다.

‘방탄 자켓’이라는 오명을 쓰면서까지 등원거부라는 초강수를 둔 이면에는 인사와 관련해 몇몇 민주당 의원들도 자유스럽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사실이 아니겠지만, 이런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임시회를 열어 인사문제 등 당면 현안을 다뤄야 한다. 어떤 이유와 미사여구를 동원해도 등원거부를 합리화 할 수는 없다. 의원이 의원의 본분인 의정활동을 거부한다는 것은 의원이기를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

민주당 의원들이 지역주민을 위한 의원으로 남을지, ‘임 시장 방탄 자켓’으로 남을지는 그들 몫이다. 합리적인 판단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