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가 연일 급등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운전자들 사이에서 경제운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연료소모를 줄일 수 있는 방법 등이 주목받고 있다.

1년에 1만km를 주행한다고 가정했을 때 연비 10km 차량과 20km 차량의 연료비는 약 100만원까지 차이가 난다. 운행거리가 길고 장기간 보유할수록 연료비 차이는 더 크게 난다. 또 한번에 대금을 지불하는 차량구입과 달리 연료비는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지출로 운전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분이다.

업계에서는 연료소모가 큰 대형차를 선호하는 국내 분위기가 이번 기회를 통해 바뀌고 에너지 절약을 위한 다양한 방안이 업계 전체 차원에서 모색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렁크에 짐만 빼도 연비 높여

연비를 높이려면 아무래도 경제운전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운전을 평소처럼 하면서도 연비를 높이는 방법이 있다. 바로 차에 가지고 다니는 불필요한 장비를 내려놓는 것.

지난해 한 자동자회사는 ‘트렁크를 비우세요’라는 캠페인을 진행해 많은 운전자들의 호응을 받은 바 있다. 일반적으로 운전자들은 차 트렁크에 10~30kg까지 불필요한 짐을 싣고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불필요한 짐을 10kg 줄일 경우 50km 주행기준 약 80㏄ 연료가 절감되고, 1년에 1만km 운행 시 국내 운전자들이 이를 지킬 경우 연간 약 4300억원 경제효과와 57만톤 탄소배출 감소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경제운전 습관을 들이면 최대 17%에 달하는 연료를 아낄 수 있다. 이는 연비 13km 중형차 기준으로 돈으로 환산하면 연간 20만원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경제운전을 위해 ‘급출발’, ‘급가속’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당부하고 있다. 부드럽게 출발하고 부드럽게 정차만 해도 연료소모를 상당 부분 줄일 수 있고, 내리막길이나 교차로에서는 브레이크 대산 가속페달을 떼어 속도를 줄이는 것도 연비향상에 도움이 된다.

태생이 중요, 연비 높은 차를 구입

아무리 경제운전을 하더라도 태생이 기름을 많이 먹는 차라면 아무래도 연비가 많이 들 수밖에 없다. 3500㏄이상 대형세단이나 SUV는 무게가 2톤에 달하기 때문에 고효율 엔진을 탑재해도 연비가 10km 이하, 일부차량은 5km이하까지 떨어진다.

현재 구입할 수 있는 고연비 차량은 하이브리드카나 클린디젤 차량이다. 도요타 ‘프리우스’는 29km대 연비, 혼다 ‘인사이트’는 23km대 연비를 구현한다. 이들 차량의 실제연비는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20km 전후로 일반 가솔린 차량에 비해 두 배에 달한다.

가격이 일반 차량에 비해 높긴 하지만 하이브리드카 혜택과 연료비 절약을 감안하면 장거리, 장기간 운행 시 오히려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클린디젤 부문은 수입차 업체들이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BMW, 폭스바겐, 푸조 디젤 일부 모델들은 하이브리드카를 뛰어 넘는 연비를 제공한다. 주행환경에 따라 연비차이가 큰 하이브리드카와 달리 클린디젤 차량은 공인연비와 실연비간 차이가 적어 현실적인 고효율 차량으로 꼽히고 있다.

가장 적은 비용으로 구입할 수 있는 경제 차량은 수동기어를 탑재한 소형차다. 국내 출시된 차량 중 프라이드 디젤,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수동 등은 20km/1에 달하는 연비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차량가격도 1000만원대 전후로 대중교통을 타는 정도 유지비가 든다.

또 같은 차량을 구입하더라도 썬루프, 파워시트, 내장 내비게이션 중에 꼭 필요한 기능만을 선택하는 것도 차량 무게를 줄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경제운전은 차량을 바꾸지 않고도 연료비와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며 “스마트폰이나 내비게이션에 탑재된 최저가 주유소 검색 기능만 이용해도 쉽게 5~10%가량 연료비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