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와 타협으로 행정대집행 등 물리적 충돌 막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살처분 매몰을 거부했던 봉황면 산란계 농장들이 나주시와 극적인 타결을 봤다.

21일 나주시에 따르면 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인증을 받은 봉황면 산란계 농장 3곳과 살처분 매몰에 협의했다고 밝혔다.

이들 농장들은 관내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확진판정을 받은 농가로부터 3km 이내의 닭, 오리농장에 대한 살처분 매몰을 거부하면서 적지 않은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수차례의 중재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정부의 보상기준과 방역방침 등에 강력 반발했다. 또 산란계의 경우 입식 후 최소 6개월에서 1년이 지나야 계란을 출하할 수 있다는 점을 주장하면서 쥐꼬리만한 보상금으로는 농장 재개에 어려움이 많다며 매몰에 반대해왔다.

농장주들이 주장하는 거부 이유 중 또 하나는 “육계와 산란계 보상금액이 별다른 차이가 없을 뿐 아니라 유독 전남도에서만 고병원성 확진 판정 농장 3km 안에 들었다는 이유로 자식 같은 닭들을 묻으라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이들 농장 인근주민들과 농민회에서도 살처분 매몰거부에 가세했다. 주민들은 “무분별한 살처분으로 지하수가 오염될 우려가 있으며 현실적인 보상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나주시와 전남도는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이들 농장의 닭을 반드시 매몰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특히 전남도가 살처분 매몰을 거부하는 농장에 대해서 행정대집행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촉즉발의 상황까지 내몰렸다.

그러나 살처분 매몰을 거부했던 농장주들은 지난 21일 나주시를 방문, 농림부에서 당일 시달된 보상기준에 대해 직접 확인하고 매몰작업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주시는 22일과 23일 인력을 투입, 3개 농장에서 사육하고 있던 산란계 15만여 마리를 살처분 매몰했다. 이로서 나주는 살처분 매몰 완료를 전남도에 보고한 후 20일 후 경계지역으로 지정되고 이후 10일지 경과한 시점부터 이동제한이 풀릴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