徒費脣舌이란 고사성어는 헛되이 입술과 혀만 수고롭게 했다는 말로 부질없이 말만 많이 하고 보람이 없음을 뜻한다.

이는 말(표현)을 가려서 해야 한다는 뜻도 포함되며 말(言)이 곧 화(禍)를 부른다는 경계의 의미도 담고 있다. 그 만큼 표현에 신중을 기해야하겠지만 듣는 사람의 마음가짐 역시 중요하다.

▲ 이영창 기자

똑 같은 말(표현)도 듣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해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사회의 저명인사나 정치지도자 단체장은 표현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이 지역 및 그들이 소속된 공동체에서 항상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때문이다.

또 신중하지 못하고 세련되지 못한 그들의 말로 인해 또 다른 갈등을 야기 시키고 본질이 왜곡될 수 있음을 주지해야 한다.

필자가 말(표현)의 중요성에 대해 이렇듯 장황하게 경계하는 이유는 민선 5기 임성훈 나주시장이 지난 17일 전체직원에게 보낸 메일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임 시장은 설 명절 및 조직개편과 맞물린 정기 인사를 앞두고 일천여 공직자에게 선물을 보내지 말라는 당부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청렴결백한 단체장의 모습을 보여주고 공정하고 투명한 공직사회를 만들어 가겠다는 의지가 분명하겠지만 ‘전에는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지만’이라는 표현은 前정권과 그 정권과 함께 했던 일천여 공직자들을 폄하하는 내용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는 그 동안 임 시장이 민선 4기의 각종 사업과 정책들에 대해 ‘예산낭비’, ‘사업의 비효율성’, ‘공산화훼단지와 같은’,‘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등의 표현을 즐겨 쓰며 차별화를 꾀했기 때문에 ‘전에는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지만’이란 말이 일상적인 표현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前정권과의 차별화를 시도하려면 정 정권에 대한 폄하보다는 큰 뜻으로, 지역사회의 대통합을 위해 적군(敵軍)까지 포용하고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훨씬 세련된 방법일 것이다.

신묘년 새해 신년사에 인용한 ‘줄탁동시’에 포함된 큰 뜻을 다시 한 번 되새겨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