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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변호사들의 ‘별’이 지다나주출신 이돈명 변호사 별세
이영창 기자  |  aasicsm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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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호] 승인 2011.01.1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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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청학련 사건 등 시국사건 도맡아

1970~80년대 군사독재 시절, 민주화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 시국사건들을 도맡아 변호하면서 ‘인권변호사들의 맏형’으로 불렸던 우리지역 출신 이돈명(89세, 다시면 백동리) 변호사가 지난 11일(화) 별세했다.

   
▲ 故 이돈명 변호사
이돈명 변호사는 30여년간 인권변호사의 길을 걸으면서도 정치적 입장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마음을 열었던 온화한 인품을 지닌 인물로 알려졌다.

그는 1922년 다시면 백동리에서 태어나 1948년 조선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1952년 고등고시 사법과(3회)에 합격해 판사로서 법조계에 입문했다.1963년 판사직을 접고 변호사 생활을 시작한 그는 1974년 민청학련 사건의 변론을 맡으면서 인권변호사로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인권변호사로서 처음 법정에 선 사건은 75년 ‘인혁당 재건위 사건이 조작됐다’는 글을 써 반공법 위반으로 재수감된 김지하 시인 사건이었다. 후에 이 변호사는 전기 <돈명이 할아버지>에서 김지하씨의 변호를 맡게 된 것을 두고 그들 덕분에 ‘영예를 누리게 됐다’고 표현했다. 박정희의 유신체제에 항거하는 상징적 사건을 변호할 기회를 영예로 여긴 것이다.

민청학련 사건, 인혁당 사건, 김지하 반공법 위반 사건, 3·1 민주구국선언 사건, 서울대 프락치 사건, 권인숙 성고문 사건, 동일방직 사건 등의 뒤에는 그가 있었고 2003년에는 재독학자 송두율씨 간첩사건을 맡아 법정에 서기도 했다.

그는 2004년 ‘경향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회고했다.

 “그때 박정희씨가 유신을 선포했는데, 아, 사나흘 동안 잠이 안 오더라고. 남과 같이 시위를 하며 거리로 뛰어들 것인가? 그러기에는 나이가 쉰이 넘었는데 어울리지 않는 거예요. 내 위치에서 항거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 찾아보니 길이 보였습니다. 정의를 외치다 법정에 서는 사람들을 보호하는 역할, 인권변호사의 길로 뛰어들게 된 겁니다.”
 
광주민주화운동과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으로 문을 연 80년대에는 소수 인권변호사들의 고군분투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시국사건들이 쏟아졌다. 그때 조영래, 최병모, 박원순 등 10여명의 변호사들이 “이전부터 지켜봐왔는데 진작 함께하지 못한 것이 부끄럽다”며 이 변호사를 찾아왔다. 그의 활동이 젊은 변호사들을 자극했던 것이다. 이들과 함께 85년 최초의 인권변호사 모임인 ‘정의실천법조인회(정법회)’를 조직하게 된다. 정법회는 지금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의 전신이다.

이돈명 변호사는 이처럼 인권변호사로 장기간 활동하면서도 시국을 보는 시각이나 정치적 입장이 다르다고 해서 법정에서 상대방을 지나치게 공격하거나 몰아붙이는 일이 없었다고 한다.

이 변호사는 천주교 정의평화위원회 인권위원장, 조선대 총장,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고문을 지냈고, 최근까지는 법무법인 덕수의 대표변호사로 활동했다. 오랫동안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단 한 번도 자동차를 가져본 적도 없을 정도로 검소하게 생활했다.

최근까지 함께 일한 후배 변호사들은 아흔을 목전에 둔 연로한 그가 출퇴근길에 계단이나 언 길에서 미끄러져 다칠까 봐 걱정했다고 한다. 나주에서 평범한 농사꾼의 아들로 태어난 이돈명은 역시 농촌 출신인 아내 박귀순씨(작고)와 결혼해 슬하에 3남2녀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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