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면 있는 전남 과학고등학교는 학생들의 대부분이 2학년 때 조기 졸업해 대학에 진학한다.

그들 중 일부만 자신이 진학할 대학이 마음에 들지 않아 3학년으로 진급한다.

대학의 수시모집이 끝난 지금까지 남아있던 3학년은 13명은 모두 서울대를 비롯한 상위권대학에 합격했고 2학년 61명 가운데 52명은 조기 졸업하고 나머지 9명만 3학년에 진급하기로 했다.

올해는 처음으로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12명을 배출한 영국 맨체스터대 물리학과에 3명이 합격했고 일본공대에서 1명이 합격했다.

전남과학고는 지난 11월 첫째 주말 맨체스터공대 입학사정관인 양윤기 교수를 초청해 '물질의 근원을 찾아서'라는 특강을 들은 뒤 토론회를 가졌으며, 오후에는 맨체스터대학 입학을 희망하는 학생 3명을 대상으로 영어로 구술시험이 진행했으며, 양 교수는 이 3명 모두를 뽑기로 했다.

이 학교 정재성 교감은 '맨체스터대를 희망한 3명 가운데 1명이라도 선발됐으면 하는 바램이었는데 3명 모두 합격한 것은 특강을 진행한 양 교수가 특강 후 뜨겁게 진행된 토론과 구술시험에서 학생들의 이해력에 큰 감명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남과학고는 시골의 학교이기 때문에 사교육을 받을 수 없다. 사교육을 받을 필요도 없다. 학생들이 스스로 토론하고 원리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전남의 각 지역에서 온 학생들은 모두 기숙사 생활을 하기 때문에 주말이라도 특별히 갈 곳이 마땅치 않아 학교에 남아 특강을 듣는다. 교사들도 주말에 특강을 해야 하기 때문에 집에 가는 날이 많지 않다.

매월 네번째 주말에만 학생들과 교사들 모두 집에 가고 다음 한 달 동안 생활할 옷가지 등을 챙겨온다.

정 교감은 "도시의 학원가에서 유행하는 시험문제 풀이식 교육으로 전남과학고에 입학할 수 없으며 수업을 소화할 수도 없다"고 말한다.

이런 수업방법 때문인지 대부분의 학생들이 정시모집까지 가지 않고 수시모집에서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진학한다.

올해도 맨체스터대와 일본공대를 비롯해 서울대 14명, 카이스트 18명, 포스텍 10명, 연세대 13명, 고려대 12명 등 국내외의 명문대학에 진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