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 화가의 시인이자 열 번째 전시회 『허공, 그 눈부신 상차림- 월인천강을 거닐다』가 광주종합터미널 2층 유스퀘어문화관 금호갤러리에서 11월 5일부터 11일까지 열린다.

‘허공은 나의 상상력보다 엄청 큰 주머니를 갖고 있다 … 상상력의 뭉게구름을 타고 주유천하 하는 재미, 허공이 소유한 것들을 꺼내어 내 화판 위에 처억 척 올려놓는 재미…

본지 〈투데이 프리즘〉 고정 필진이며 시인이기도 한 김종 화가는 이번 전시회를 준비하는 동안 내내 이런 즐거움에 빠졌다. 작품이 갖는 마력은 작가만의 것이 아니라 관람객에게 즐거움을 주거나 의미를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김종 화가의 그의 기본적인 생각이다.

▲  김 종 화가(시인)의 열번째 전시회

그래서 ‘일출군어도’, ‘나비와 달’, ‘달 걸어둔 나무와 나무들’ 등의 작품은 우리가 늘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는 허공을 작가만의 독창적 미감으로 ‘스토리텔링’한 작품들이다. 작품마다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들어있다는 것은 단순히 작품을 ‘보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관람객에게 새로운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김종의 열 번째 전시회는 바로 허공의 꼭지점에 올라 이처럼 구석구석을 찾아다닌 예술가로서 광기의 은하수를 보여준다. 작품을 보면서 관람객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어가며 관람할 수 있는 새로운 시도는 기존의 전시회에서 찾아볼 수 없는 기획이다.

“무엇하러 오셨나요?”

“「월인천강을 거닐고」「산들의 달구경」을 읽어요”

이번 전시회의 작품들은 통상 단순히 보는 그림만이 아닌 천 개의 하늘에 천 개의 달이 떠오른 ‘월인천강’을 거니는 그리움과 생명력의 신비함, 허공에 비눗방울 같은 덩어리로 떠다니는 바람, 나무, 바위, 해와 달, 새무리를 스토리로 읽는 즐거움을 만날 수 있는 것이다.
 
범대순 시인은 “한 예술가에 있어 가장 미치고 괴로운 시기가 그를 가장 빛나게 한다”라고 김 종 화가의 전시 작품을 평하면서 “그의 작품 속 생명력은 표절이나 모방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독특한 새로움과 고난의 산물”이다고 강조했다.

김종 화가는 2000년 12월부터 2003년 6월까지 아홉 번의 전시회를 거치면서 특유의 색채감과 자연의 생명력을 눈부시게 펼쳐낸 바 있다. 그리고 이번 열 번째 전시회를 통해 닭이 울 듯 알려온 영감의 신호음과 불빛들을 심호흡하며 그 안에서 헤엄치는 형형색색의 어족들을 다양하게 보여주게 된다.

특히 이번 전시회는 작가의 새로운 면목을 확인하는 500호 대작 <월인천강을 거닐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강렬한 카리스마를 지향하는 수탉과 태양 등 작품마다 작가 특유의 시적 영감과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아서 동양의 신비한 색감인 오방색으로 표현해내고 있어 미술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왕이면 작품마다 어떤 재료를 이용하여 화판을 만들고 소재를 사용했는지 살펴보면 현대회화의 다양성,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야기와 신화의 원형을 찾아가는 ‘스토리텔링’의 감동을 전달하는 이 전시회를 통해 한국미술의 위치와 내일의 향방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