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는 지난 3일 호남의 3대 명촌(名村)노안면 금안동(金鞍洞)의 흙 돌담길 재건 사업의 하나로 사업비 2억3천여만원을 들여 마을 입구에서 경렬사와 척서정 주변 등 500여m에 특색 없는 시멘트 담을 헐고 높이 1.5∼2m의 흙돌담을 쌓기로 했다.

오는 11월말까지 마무리할 이 사업은 나주향교 개보수 과정에서 나온 기와와 돌을 재활용하고 담쌓기 실력을 인정받은 마을주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있다.

▲ 노안면 금안동의 흙 돌담길(자료제공 연합뉴스)

시는 돌담 쌓기에 이어 신숙주 생가 복원, 인접한 금성산 숲 가꾸기 사업, 한옥마을 조성 등을 통해 명실상부한 명촌이 되도록 할 계획이다.

이 마을 이장 정찬남(56)는 "20여년 전만 해도 모두 돌담길이었는데 이제는 거의 훼손되고 시멘트 블록 담이 자리 잡고 있다"며 "돌담을 쌓는 것만으로도 명촌 재건의 첫 단추를 끼우는 셈"이라고 말했다.

전남 영암군 구림, 전북 정읍시 신태인과 함께 호남의 3대 명촌으로 꼽히는 금안동은 고려말 설재 정가신, 보한재 신숙주 등 걸출한 인물을 배출한 마을이다.

10여개 자연마을에 경렬사, 쌍계정, 설재서원 등 20여개의 사원과 정자, 수십개의 효자,열녀비 등이 있다.

특히 임진왜란 직후 피폐해진 마을을 다시 일으켜 세우자는 뜻에서 마을 계를 발전시킨 금안동 동계(洞契)는 500년을 내려올 정도로 오늘날 지방자치의 근간을 보여주고 있다.

신광재 노안면장은 "금안동 전통마을과 인접한 이슬촌 녹색체험마을, 태평사, 금성산을 잇는 문화관광 벨트를 구축, 관광자원으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