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장 결재, 이사회 의결 없어 유착의혹 증폭

산포농협이 위조된 보증서를 확인하지 않은 채 학교급식용 농산물 매취사업 계약을 체결해 6억2천여만 원 상당을 떼일 위기에 처해 있어 적잖은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나주경찰서는 23일 가짜 은행 지급보증서를 제출하고 수억 원 상당의 농산물을 받아 가로챈 혐의(사기)로 농산물 도·소매 E사 대표 김모(49)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조보증서로 수억 원을 편취한 E사는 산포지역에서 학교급식납품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D사의 주선으로 산포농협과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E사는 산포농협 조합원들에게 학교급식납품용 농산물을 매취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서류상으로 매취한 것처럼 서류를 꾸며 대금을 가로챈 사실이 발각됐다.

특히, 산포농협의 학교급식납품용 엽채류 매취사업은 조합장의 결재나 이사회의 의결도 없이 추진돼 직원들과 해당 업체와의 유착의혹에 신빙성을 더하고 있다.

또, 이번 보증서 사기사건의 계약 당사자는 산포농협과 E사지만 지난달부터 3차례에 걸쳐 산포농협에서 농가에 입금된 대금이 D사를 통해 E사 계좌에 입금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박 조합장은 “D사와 E사의 재무상태 등이 만족스럽지 못해 지난해부터 계약을 거부했었다”며 “조합장의 결제와 이사회 승인도 없이 사업이 추진된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고 황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보증서 진위를 확인한 후 사업을 진행하라는 전무의 지시도 어기고 3차례에 걸쳐 대금을 결제하는 과정에서 일일감사는 무얼 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며 "조합장이 정당하지 못한 사업을 추진할 경우 견제해야 할 직원들이 오히려 조합장도 모르게 부적절한 사업을 추진했다“고 덧붙인 뒤 사태수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제사업 담당직원은 “유착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며 업체를 믿고 명함에 기재된 곳으로 확인전화만 했던 것이 큰 화를 불러일으켰다”고 해명했다.

산포농협은 지난 19일 농협전남본부의 전산과정에서 뒤늦게 보증서가 가짜인 사실이 드러나자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으며 자체감사를 벌여 직원들의 과실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한편, 문제의 E사는 위조된 보증서를 이용해 N농협과 양곡매취사업을 추진하려 했지만 위조사실을 확인한 N농협이 계약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져 계획된 범죄임을 뒷받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