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다례 혁신도시사회·문화연구소 소장

혁신도시가 국가의 지속적인 유지와 발전, 그리고 신성장동력의 거점지로서 역할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혁신도시가 문정부의 주요 국정목표인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의 실험의 장이 되면서 혁신도시의 향후 5년이 문정부의 성공은 물론 국가의 지속발전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점점 가속화되는 저출산·고령화가 지방소멸을 촉진하고 있어 국가 전체를 위기로 이끌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혁신도시가 국가균형발전을 목적으로 구상 된지 10여 년이 지난 현재 사회적 역할이 더 커지고 복잡해진 배경입니다.

현재 정부 안에서는 혁신도시 시즌2를 구체화하기 위한 실무위원들이 구성 되었고,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특별위원회도 인적 구성이 마무리되어 조만간 활동을 시작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혁신도시 내 주민들과 이해관계 당사자들은 혁신도시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기대와 우려를 안고 문정부가 내놓을 구체적인 정책을 주시하고 있으며 전문가들도 다양한 제안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혁신도시 시즌2, 주민의 참여와 거버넌스(governance, 협치)가 중요합니다.

지난 11월 22일 부산 벡스코에서 “2017 혁신도시 시즌2”라는 주제로 관련 정부기관들과 학계, 민간연구 집단들이 함께 모여 향후 혁신도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는 심포지엄이 있었습니다. 151개 공공기관들이 10개 지방에 지정된 혁신지구로 본격적으로 이전 한지 5년 여 만에 처음으로 모여 각자의 문제점을 짚어 보고 향후 비전과 전략을 논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자리였습니다.

또한 이 자리에서 주요하게 제시된 계획과 전략들은 향후 문정부가 내세운 혁신도시 시즌2의 주요 정책으로 반영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도 그랬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지난 5년여 간 혁신도시가 안고 있는 문제를 바탕으로 주요 과제를 제시하였고 혁신도시별 특성과 조건에 맞는 계획과 전략을 제시했습니다.

특히 제시된 핵심과제에서 주목할 것은 컨트롤타워의 필요성이었습니다. 컨트롤타워의 필요성이 주요과제로 제기된 배경을 살펴보면 첫째, 그간 공공기관 및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그리고 지역주민 간 소통 부족과 지자체의 역량 부족, 지역사회의 주도성 부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습니다.

둘째, 혁신도시가 들어선 지방에서의 경제·사회·문화적 변화와 그로인한 새로운 문제들의 부상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현재 다수의 혁신도시들은 혁신도심과 구도심 간 이질화 및 공동화, 두 도심 간 문화 차이와 갈등, 자녀교육 및 정주환경 불만 등으로 사회·문화적 차원의 문제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 지역발전 거점도시로서 혁신도시와 주변지역과의 공동발전 과제가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시즌2의 출발 전제조건으로 컨트롤타워 구축을 제기한 것은 너무도 당연한 제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구성원(조직, 집단)들을 어떻게 꾸리고 조직하느냐에 있다는 점입니다.

한마디로 말해 혁신도시 시즌2는 ‘주민(조직)’과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 전문가집단의 협치가 중요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금번 논의의 자리에서 이전과 달리 주민이나 혁신도시 내 여러 주체들이 참여가 강조되고 기구설립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었다는 점은 적지 않은 의의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전체적으로 보면 주민참여와 협치는 원론적인 수준일 뿐 절실한 필요성까지 인식하고 있지 않는 듯합니다.

혁신도시 시즌2, 빛가람혁신도시의 과제를 짚고 전략을 강구해야 할 때입니다.

앞서 제기한 주민참여와 자치의 강화 및 거버넌스의 제도화 원칙을 전제로 혁신도시 시즌2의 본격적인 시작을 앞두고 우리 시민사회도 본격적으로 빛가람혁신도시, 나아가 나주시의 발전계획과 전략을 세워야 할 때입니다. 특히 SRF쓰레기연료 문제의 시작과 과정, 그리고 현재 상황을  반면교사 할 때 더욱 필요성이 시급해 보입니다. 구체적으로 제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나주시의 협치(거버넌스 제도화) 강화가 절대적으로 필요 합니다.

주민과 전문가 그룹이 참여하는 행정으로 향후 각종 주요사업의 정책적 오류나 시민사회 내 갈등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둘째, '혁신도시주민자치포럼' 설립이 필요 합니다.

혁신도시 내 주체들과의 협치를 위해서는 주민자치포럼과 같은 기구를 통해 전문가그룹과 주민(대표)들이 의제를 스스로 만들어 내고 시의 정책이나 제도화에 참여해야합니다. 예를 들면 교육, 도시환경과 보건 및 안전, 이주자 가족의 심리적, 문화적 지원활동 등 일상의 삶의 질에 관련된 의제들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셋째, '상생, 융합, 균형발전' 기구 설립이 필요 합니다.

금번 SRF쓰레기연료문제를 통해서도 그렇지만 여러 영역에서 원도심과 혁신도심 주민들 간 불통과 갈등, 차이와 간극 등을 경험을 한 바 있습니다. 물론 이는 국가정책에 의해 새로 형성된 도시에서는 필연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는 현상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도 이미 기저에 깔린 이와 같은 두 도심 간 이질적 요소들은 향후 제반의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며 결과적으로 시민사회 전체에 부정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따라서 두 도심  간 상생, 융합, 균형 발전을 위한 다양한 소통과 만남 활동을 촉진하는  환경을 제도적으로 지원하고 다양한 정책을 수립할 필요성이 시급합니다.

넷째,  광주-전남(나주) 지자체 간 갈등 해소와 협력 강화가 필요합니다.

현재 빛가람혁신도시를 공동으로 운영하는 광주와 전남(나주)의 지자체간에 소통이 미미하고 상당한 갈등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갈등은 두 지자체가 가지고 있는 본질적 차이로 인해 일정부분 불가피한 측면이 있을 수 있지만 이 구조적인 어려움을 외려 지역발전을 추동하는 동력으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즉, 융합, 상생, 균형이라는 발전 원칙하에 두 지자체가 협력을 해야 합니다.

여기에서 지면상의 제약으로 더 논의되지 못한 내용들이 많습니다. 향후 우리 시민사회, 특히 빛가람혁신도시 주민들의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관심으로 실질적인 개선안들이 발굴되고 수립되는 과정이 활발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