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선비들의 글 속에서 글의 의미 찾아야

우리 옛 속담에 숭어가 뛰니 망둥어가 뛴다는 말이 있다. 쉽게 말해서 어(漁)자가 들어가는 같은 물고기이지만 뛰는 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요즘  컴퓨터에 의한 인쇄기술이 발달하여 저렴한 비용으로 책의 출판 등이 예전에 비해 누워서 떡 먹는 수고 정도 아끼지 않으면 쉽게 되는 세상에 살고 있다.

과거 같으면 샌님들이 자그마한 시집 한권 발간하려해도 빠듯한 그들의 월급으론 언감생심 이였지만 이제는 범부(凡夫)들도 마음먹기에 따라 손바닥 뒤집기처럼 쉽게 자신의 생각을 글로 담아 책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물론 읽어 줄 사람들은 특정되었겠지만 그래도 여간 대견한 일이 아니다 할 수 없다. 여기서 사족을 붙이자면 자신을 미화 하거나 홍보하기 위한 수단이나 방법이 아닌, 자신이 걸어온 온갖 인생 역경과 좌절을 딛고 일어선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진솔한 마음이 담겨 있다면 그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

그러나 선거철만 되면 이름도 모르고 성(姓)도 생소한 사람들이나, 그만한 인격의 깊이의 가늠이 어려운 사람들이 장맛비 뒤에 먹 개구리 울 듯 출판기념회를 알리는 소리가 태산진동이라면 아무리 이모저모를 뜯어 아귀를 맞추어 보아도 독자가 있을 리 만무(萬無)에서 알 수 있듯이 단순 이목의 필요에 의한 요식행위가 아닌가 한다.

말은 흐르는 물과 같아 시간의 지남에 따라 그 흔적을 찾기 어렵지만 글이라는 것은 기록되어 전해 내려가는 특성을 이해한다면 스스로 그만한 경륜과 연륜, 그리고 덕(德)의 깊음과 격(格)의 가벼움이나, 언(言)과 행(行)의 합목적성의 결여에서 오는 낭패를 생각 한다면 자신의 이름으로 책을 출판 한다는 것이 실로 두렵고 어려운 일이라 할 수 있다.

자신이 종지(양념장 등을 담는 작은 그릇)인지, 대접인지를 구별치 못함도 망둥어의 널뜀과 같음이라는 시민들의 따가운 시선도 많다.

특히 정치인들의 출판에 의한 불편한 진실의 양산은, 자신을 위해서라도 권장할 일은 아니다. 요즘 시속말로 항상 뜨고 있는 정치 지침서가 정약용 선생의 철학이 녹아 있는 목민심서(牧民心書)이다.

김대중·노무현 등 역대 대통령 어록보담 비교 할 수 없는 소중하고 보물 같은 가치는 그의 정신세계, 그리고 현실적 사고와 행동 즉, 언행의 일치가 갖는 숭고함에 있다.

요즘 나주지역에서 정치를 하겠다고 나선 사람이나 했던 사람들이 실학(실제로 생활에 필요한 학문)에 대한 깊은 연찬이 있는지도 몹시 궁금하다. 즉, 낮이나 밤이나 영산강만 외쳐서는 식상 그 자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는 말이다. 책 속의 그런 열정으로 평소 이웃을 내 몸 처럼 아끼고 사랑 했다면 무슨 출판기념회로 인하여 얻을 수 있는 지지표를 걱정 하겠는가.

내 가족이 아닌 이웃의 아픔에 대해서 깊은 고민을 해 봤는가에 대한 답이 없다면 그 출판은 무효다. 말하자면 빛 좋은 개살구는 언제나 개살구라는 시민들의 지적이 무엇을 의미 하는지 고민이 필요한 선거철이다. 종지와 대접을 생각하라는 시민들의 엄한당부도 함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