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노 전남본부 나주시지부장 김광열

대한민국 헌법 제37조 제2항은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 질서 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제한 할 수 있도록 했다.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은 침해할 수 없다고 명문화하고 있다.

그러나 군사독재 시절부터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제한할 때는 ‘시기상조’, 한국 정치의 특수성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어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해 왔다.

▲ 김광열 지부장

전쟁 경험과 남북분단 상황이 교사와 공무원의 정치활동과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박정희 군사 독재정권 이전에는 교사와 공무원에게도 보장했던 기본권인데 말이다.

한국 정치의 특수성은 식민지 경험과 군사독재를 오랫동안 겪으면서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즉 한국 상황이 특수하기 때문에 교사와 공무원의 정치활동을 제약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정치가 후진적이어서 교사와 공무원의 정치기본권을 금지하고 있는 것이다.

UN인권위에서는 우리나라의 표현의 자유 침해상황이 보고 되고, 한국 교사와 공무원의 정치적 의사표현의 자유침해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이를 보장할 것을 한국정부에 권고하는 보고서를 채택했다.

일반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더 커지고 평등이 확대되는 과정이 역사의 발전과정이고 이것이 모든 사회구성원이 바라는 방향일 것이다.

일본,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북유럽, 호주, 뉴질랜드 등 모든 나라가 공무원과 교사에게 정치활동을 허용하고 있다. 복지단체와 시민단체에 기부?후원하듯이 지지정당에 소액을 후원하는 것도 못하게 하는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을 것이다.

G20 의장국이었고, 글로벌 스탠다드를 이야기하며, 국격을 논하는 정부라면 교사와 공무원에게도 정치적 기본권을 보장하는 것이 합당하다.

위정자들은 더 이상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해 그들만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늑대의 마음을 버려야 한다.

‘정치의 중립성’도 ‘종교의 중립성’처럼 사적인 영역에서 기본적 활동은 보장되어야 한다. 다만 공직자의 직위를 이용한 직무와 관련된 공적영역에서 정치의 중립성은 철저하게 지켜져야 할 것이다.

이제 대한민국의 교사와 공무원에게도 일본,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세계 각국처럼 정당가입과 정치자금 후원 등 정치적 기본권이 보장되어야 한다.

진정 국민 개개인의 기본권이 자유롭게 보장된 나라가 국격이 있고 국격을 논할 수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