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농가도 반발 “대미수출 선과장 타격 입을 것”

가축분뇨자원화시설 조성사업이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주민들이 실력행사에 나섰다.

부덕동 주민들은 지난 2일 가축분뇨자원화시설 시공회사에서 현장조사를 실시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예정부지에 집결했다.

다행히 시공회사 관계자들이 서둘러 자리를 뜨는 바람에 큰 충돌은 막을 수 있었지만 주민들은 “이제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며 강경한 투쟁을 예고했다.

실제로 마을주민들은 집회신고를 마치고 9일 나주시청 정문에서 단체행동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시장면담 등을 통해 주민들의 입장을 다시 한번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4일에는 가축분뇨자원화시설 예정부지 인근에 농성천막을 설치한 주민들은 지역공중파방송사의 모 프로그램을 촬영하는 등 본격적인 저지운동을 시작했다.

양돈협회와 시공회사도 좀처럼 물러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주민들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시공회사는 공사착공을 위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가축분뇨자원화시설을 둘러싼 갈등의 불씨가 엉뚱한 곳으로 번지고 있다. 가축분뇨자원화시설 인근에 나주배농협 선과장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 선과장은 내수는 물론 대미수출용 신고와 황금, 풍수배 등을 선별·포장하는 시설로 매년 바이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과수농가들은 “인근에 축산분뇨처리시설이 들어설 경우 악취는 물론 벌레 등 병해충이 발생할 경우 대미수출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대미수출 선과장 지정 및 관리지침에는 특정한 거리를 명시하지 않고 있지만 지정구역 인근에 벌레 등을 유발할 수 있는 쓰레기 및 유사시설물 설치를 제한하고 있다.

만약 축산분뇨처리시설이 들어서게 되면 바이어들은 곧바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설 것으로 예상돼 지역 과수농가들의 경제활동에 큰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행정심판에서 승소한 축산분뇨처리시설, 그러나 주민들의 강력한 반대와 인근 과수농가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모두가 수용 가능한 절충안 모색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