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적 태도 버리고 공공기관 권장실내온도 지켜야

정부가 에너지절약에 총력전을 선포한 가운데 나주시의회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방선거 이후 처음 열린 나주시의회 제139회 임시회가 열리던 지난 7일, 오전 10시로 예정시간보다 30분 일찍 본회의장을 들어선 순간 뼈 속 깊이 파고드는 한기를 느꼈다.

정부방침에 따라 공공기관은 실내온도를 28도 이하로 내릴 수 없는 상황에서 실내온도기를 확인한 순간 경악을 금치 못했다. 본회의장 실내온도가 23도를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연간 에너지소비량이 2000TOE(석유화산t*원유 1t이 만들어내는 에너지를 합산한 수)이 넘는 대형건물은 여름철 실내온도를 26도 이하로 낮출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백화점, 할인점 등 판매시설은 25도가 한계선이며 이 온도제한을 지키지 않을 경우 사업주는 최대 3백만 원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 시민의 대변기관인 시의회 본회의장 실내온도가 23도를 유지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물론 공공기관의 실내온도는 28도 이하로 낮출 수 없다. 이 때문에 실내온도가 28도가 넘어야 냉방기를 가동할 수 있으며 선풍기에 겨우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주민의 대변자요 머슴을 자처하고 있는 시의회는 마치 얼음나라에 온 것처럼 냉방기를 가동하고 있으며 불볕더위에도 불구하고 차가운 한기를 느낄 정도다.

이 같은 실내온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회의 시작 전부터 냉방기를 가동해야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정부방침이나 공공기관을 찾는 민원인들의 불편함과는 사뭇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

특히 이날 드러난 문제점은 오전 10시2분에 개의해 9분에 정회를 선포한 이후 본회의장은 오후 2시40분 속개될 때까지 텅 비어 있었지만 냉방기기는 여전히 가동되고 있었다.

물론 실내온도를 25도로 맞춰놨지만 이 온도 역시 공공기관의 실내적정온도와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시의회의 권위적인 태도에 놀라움을 금치 못할 지경이다.

시의회는 시민 위에 군림하는 자리가 아니라 시민의 대변자로서 낮은 자세로 임해야 한다. 권위적인 태도를 버리고 저탄소녹색성장을 위한 에너지절약운동에 앞장서는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보임으로써 집행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에 충실할 수 있다.

박모씨(송월동?46)는 “공공기관을 찾을 때마다 너무 덥다는 생각이 들지만 정부방침에 따른 것으로 참고 견디고 있는데 시민의 대변기관인 시의회가 이를 외면한다는 것은 시민들을 무시하는 처사다”고 강하게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