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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프리즘] 인디고페라(인도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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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7호] 승인 2010.04.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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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와 유럽에서 널리 쓰이던 파란색 염료로는 인디고(indigo)이다. 즉, 쪽, 印度藍(Indigofera), 대청(woad)이 대표적이다. 인디고는 아시아와 아메리카에 자생하는 식물이다. 식물학자들에 따르면 인디고에 속하는 식물은 우리나라에서 재배되는 쪽(인디고)을 포함하여 모두 350종이나 되지만 과거에 교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인디고페라 팅토리아(Indigofera tinctoria)였다. 산스크리트 기록에 의하면 4,000년 전에 인도에서 이 식물을 염료로 사용했으며, 그때 이미 이집트로 수출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집트에서는 미이라의 옷을 염색하는 데에 이 염료를 사용했다고 한다.

인류 역사상 오랫동안 가장 중요한 인디고의 최대 생산지는 인도였다. 75㎏의 인디고 염료를 얻으려면 무려 30톤의 인디고페라 잎사귀가 필요하다는 데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역시 다른 염료와 마찬가지로 생산하기 힘들고 귀한 물품이었다.

   
▲ 장홍기 관장
인도에서 생산된 인디고는 뛰어난 품질 덕분에 세계 각지로 수출되었다. 중세 말기에 이탈리아의 피렌체에서 푸른색 고급 모직물을 생산했는데, 그 염색법은 절대 엄수해야 할 비밀에 속했다. 사실 그 비밀의 핵심 요소는 다름 아닌 인디고였다. 이탈리아 상인들은 키프러스나 알렉산드리아, 특히 바그다드에서 인디고를 구입했다. 유럽 본산의 푸른색 염료인 대청(大靑·woad)을 사용하던 장인들은 인도에서 생산되는 ‘악마의 염료’를 수입 금지하도록 압박을 가했기 때문에 이탈리아 상인들은 인디고를 몰래 숨겨서 들여와야 했다.

인디고 염색에는 매염제가 필요없지만 그 대신 인디고 용액을 준비하고 물들이는 과정이 매우 까다로웠다. 인디고액을 담은 통에다가 조개껍데기에서 얻은 석회나 오줌을 넣어 사흘 동안 끓여 발효시킨 다음 이 통에 직물을 담갔다가 꺼내면 처음에는 흰색이었다가 녹갈색을 거쳐 점차 푸른색이 나타난다.

사실 이 염료를 얻는 식물의 녹색 잎을 보면 도무지 파란색을 얻을 것 같지 않아 보이니, 청출어람(靑出於藍·쪽에서 뽑아낸 푸른 염료가 쪽보다 더 푸르다는 뜻으로, 제자나 후배가 선생이나 선배보다 나을 때 쓰는 말)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이 과정을 화학적으로 설명하면 이렇다.

인디고를 얻는 원천 식물에서 인디칸(indican)이라는 물질을 얻는데 이 자체는 무색이다. 그런데 이것이 알칼리 환경에서 발효하면 인디칸이 인독실(indoxol)이라는 물질이 되고, 이 물질이 공기 중의 산소와 반응하면 푸른색 인디고가 되는 것이다.

인디고 염색은 염색액에 담그는 횟수와 사용된 첨가물에 따라 청색 종류가 나뉘는데, ‘백과전서’에는 가장 연한 색부터 가장 짙은 색까지 13단계의 색상을 분류해 놓았다. 직물을 인디고 용액에 담갔다가 꺼내기를 계속하면 거의 검은색에 가까운 짙은 청색도 얻을 수 있다. 이렇게 어려운 과정을 거친 인디고 염색은 빛에 강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예컨대 14세기에 제작되어 앙제에 보관된 요한계시록 태피스트리(Apocalypse tapestry)를 보면 다른 식물성 염료는 시간과 더불어 퇴색했으나 인디고를 사용한 푸른색은 여전히 짙게 남아 있다고 한다. 인디고는 보존성, 항균성, 변색되지 않는 특성을 가진 최고의 천연염료이다.

(재)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 관장 장홍기
indirub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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