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사 체제 전환 후 교직원을 무더기로 해고했던 전남 나주 고구려대학(구 나주대학)이 노동위원회로부터 부당해고 결정을 받았다.

학교법인 아신학원 고구려대학은 재단 비리로 13년 간 임시이사 체제로 운영돼 오다 지난해 7월 정이사 체제로 전환한 뒤 총장을 비롯해 교직원 7명을 해고했다.

노무법인 코리아에 따르면 최근 전남지방노동위원회가 고구려대학이 지난해 10월 A씨 등 교직원 4명을 해고한 것은 부당해고로 원직 복직과 함께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노동위원회는 고구려대학이 초과근무 수당 부당 수령, 교비 부당지출, 무단결근 등의 이유로 해고했으나 학교 법인 측이 징계 사유에 관한 객관적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 징계 절차의 정당성 여부를 살필 필요 없이 징계해고 처분은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A씨 등은 학교 측을 상대로 법원에 임금 가처분 신청과 지위보전 신청 등 민사소송도 제기한 상태다.

A씨는 "학교법인이 교직원을 무더기로 부당 해고한 것은 교육기관으로서 윤리적, 사회적 책임의식을 포기한 것과 같다"며 "학교가 노동위원회의 결정을 받아들여 하루 빨리 복직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구려대는 노동위원회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고구려대 관계자는 "해고된 교직원 등은 정당한 절차에 따라 징계를 받았다"며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고구려대는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교원소청심사위원회가 지난해 12월 서모 전 총장(52)이 제기한 해임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 대해 공식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아 해임이 무효라는 결정을 내리자 불복해 법원에 행정재판을 청구했다.

서 전 총장은 지난 2008년 6월 4년 임기로 총장에 임명됐으나 정 이사 체제 출범 후 지난해 7월 별다른 이유 없이 해임됐다.

서 전 총장은 "특별한 사유없이 설립자 측 이사들이 임시 이사장 체제에 충실했다는 이유만으로 교직원들을 중징계 했다"고 반발했다.

한편 고구려대는 지난 1995년 환경전문대학으로 출발했으나 설립 초기 재단 비리로 13년 동안 임시이사 체제로 유지돼 오다 지난해 7월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정이사 체제를 승인받은 후 교명도 나주대학에서 현재의 이름으로 바꿔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