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 전투에서 고전분투 끝에 전사

진주목사 김시민 장군이 진주성 싸움에서 다섯 배가 넘는 왜군을 맞아 결사항전을 벌일 때 정기린 장군은 의병과 함께 성 외곽에서 수시로 왜군 진영을 습격하였다.

그리고 군량미와 군사물자를 불태워 왜군의 분산 방어에 공을 세우니 의병들이 영남의 홍의(紅衣)장군이요, 호남의 백자(白字)장군이니 두 장군의 힘이면 왜적이 패퇴할 것이다 하고 용약분전하니 김시민 장군의 진주성 대첩의 숨은 공로자 중 한분이다.

▲ 하동정씨대종회고문 정상채(동수동)

다음해에 왜군이 지난해 진주성 대패의 원수를 갚고자 대병을 일으켜 진주성을 포위 공격하니 당시 진주성 수성 총 대장은 창의사 김천일 공이요, 사우(師友)인 고종후 같은 호남인의 병사 최경회, 금산전투와 같이 참전한 좌랑(佐郞) 양산숙 등이 모두 진주성에서 고전 중이라 공 또한 의병을 이끌고 달려 갔으나 겹겹이 에워싼 진주성에 들어갈 길 없어 당시 진주성 외곽 총 지휘관 거제 현령 김준민의 휘하에서 싸웠는바 7만 왜병의 무차별 공격에 진주성이 함락되고, 김천일과 그 아들 상건, 경상병사 최경회, 고종후 장군, 좌랑 양산숙 등이 모두 남강에 몸을 던져 순절하였다.

복수심에 불탄 왜병은 6만명의 진주백성을 무차별 학살하니 피는 흘러 강을 이루고 시체는 산과 같았다.

이때 공 또한 왜병의 진영에 뛰어들어 김준민과 함께 결사접전을 하였으나 지휘관 김준민은 전란 중 행방을 알 수 없어 주변사람 모두 탈출을 주장하나 공은 "분하고 원통하다. 전쟁에 패한 무인은 죽음 이외에 충성을 다할 계책이 없다"라고 하고 아들 득홍과 함께 끝까지 싸우다 순절하였다.

공의 충절이 왕에게 알려져 충신정각(忠臣旌閣)을 고향에 세우게 하고 선무원종공신에 녹훈(錄勳)되어 철권(鐵券)에 기록되고 통정대부에 증직되었으나 뒷날 골의 충절에 부족타 하여 가자하여 전라병마절도사와 함께 충렬공의 증시(贈諡)되었다.

자손에게도 군역과 호역을 면제하니 유림은 고향에 충효단을 설단하고 충효사를 지어 배향하고 추모하며 묘소를 함평읍 수호리 뒷산에 모셔져 있다. /끝

지난호(제368호)에 게재된 내용 가운데 일부 틀린 부분을 바로 잡습니다.

양산전→양산숙(梁山璹), 흥병기여→거병기여(擧兵起旅), 송은→공(公)은, 곽산영→곽영, 안왕영→안영, 조경→조총(鳥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