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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어별
논설위원 김노금
나주가 낳은 걸출한 인물 조선의 풍류남아 백호 임제의 사랑이야기 무어별을 관람하러 10월9일 문화관광체육부 유인촌 장관과 박 준영
전남지사가 나주를 방문했다. 나주지역 관광에다 예술과 문화를 접목시키는 새로운 시도를 계획하고 있는 나주예총 회장의 공개 초청 서한에 바쁜
일정들을 뒤로 하고 달려와 준 사건은 가을바람 가을 하늘처럼 신선하고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이다.
연극인 출신의 유 인촌 장관이 문화 예술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과 박 준영 전남 도지사 역시 문화 예술에 남다른 사랑과 배려를
아끼지 않았음을 잘 알고 있는 나주인 들은 이번 일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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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논설위원
김노금 |
| 39세의 짧은 생애 중 술과 시와 풍류로 세상을 노래하고 물질과 권력에 얽매이지 않았던 사람. 시인 겸 문신이자 일세의
풍류객으로 동인, 서인 당파싸움을 개탄하며 한 세상을 마음껏 호령하다 위대하게 죽어간 영웅 백호 임제..., 그런 그가 무어별이라는 시에서
열다섯 소녀의 터질 것 같은 미묘한 내면과 이별의 눈물을 손에 잡힐 듯 한 연정 시로 그려낼 수 있었던 것은 그가 그 시대에 사대부의 법도 밖의
인물로 사람에 대한 깊은 애정과 연민을 가진 이였기에 가능 했을 것이다.
시대를 초월하여 어느 여인이 이토록 가슴 뜨거운 쾌걸 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아직 남녀의 정이 무엇인지 눈뜨지 못한 어릴
적 그의 곁을 바람처럼 스쳐 지나친 황진이와의 조우는 연상의 기녀에 대한 지극한 연모의 정을 낳아 평생토록 그 어떤 천하의 명기들과도
온전한 로맨스를 이룰 수 없게 하였다.
아직 젊은 나이 35세라고는 하나 왕명이 지엄하던 그 시절 촌각을 아껴야할 평안도사 부임길에 송도의 황진이 묘에 들러 관복을 입은 채 한
잔의 술을 권할 수 있는 자는 그리 흔치 않을 것이다. 사대부가 일개 기생의 묘를 참배하고 시까지 지어 바쳤다 하여 임지에 닿기도 전에 파직을
당했다는 역사적 사실은 오늘날 오히려 그를 낭만적인 기인으로 또 풍류객으로 각인하게 하고 있다.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알기 전 어머니를 사랑했던 사람을 작은 가슴에 평생의 정인으로 품어 안고 살았던 주인공 설홍은 애정관이나 직업관에
있어서는 그의 어미 황진이와 달라도 많이 다르다. 조선시대 수많은 기생이 그 이름을 남겼으나 역시 기생은 기생다운 행동을 해야 기생이다 .한
남자에게 매달려서 정절을 지킨다면 그는 이미 기생이 아니라 여염집 부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기생은 역시 황진이처럼 벽계수 같은 왕족이나 서화담 지족선사를 넘나들며 아름다운 시와 열애로 불꽃같이 살아야 기생다운 기생이라 할 수 있을
터이지만 어쩐지 황진이의 딸 설홍 그녀는 메마른 세태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오히려 많은 것을 일깨워 주고 있다. 이 가을 우리 모두 아름다운
사랑을 꿈꾸고 배우며 그 사랑을 우리 가슴에 마음껏 담아보자.
연극을 평생의 신앙으로 알고 30여년을 하루같이 나주 연극 협회장으로 극단 예인방 을 지키며 문화예술의 황무지인 척박한 지방도시, 자신의
고향 나주를 지켜온 연극인, 피와 땀으로 일구어낸 예인방 대표 김 진호 그 에게 박수를 보낸다.
사재를 털고 작품 하나의 완성을 위해 매혈까지를 마다않았던 그의 열정으로 인해 우리는 오늘 한국 문학사에 찬연히 빛나고 있는 백호 임제의
숨결을 다시 더듬고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들려주고자 하는 만가지 세상사 이야기를 무어별이라는 연극을 통해 배울 수 있게 되었다.
구슬이 서 말 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는데 전남에 산재한 수많은 명승지와 아름다운 풍광에 영산강을 중심으로 나주의 역사적 문화
유적지와 더불어 풍성하고 맛있는 남도 먹거리에다 예술적 감흥을 함께 느낄 수 있는 복합 관광 상품이 절실히 요청되는 이때 극단 예인방의 무어별은
나주의 관광문화의 새 지평을 열 수 있는 수준 높은 브랜드가 될 수 있으리라 기대 한다.
자랑스런 나주의 인물 백호 임제의 사랑이야기 무어별이 그의 후손인 나주인의 피와 땀으로 무대에 올려 질 때 부디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져 매표소 앞에 티켓을 구하려는 이들로 장사진이 이루어지기를 거듭 빌어본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