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푸른 숲의 대 합창 소리를

                                                                               논설위원 김노금

똑같은 사안에 대해서도 보는 시각이 너무 달라 자기가 하면 로맨스고 상대가 하면 스캔들인 요즘의 정치 상황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과연 여당과 야당은 서로 죽여서 씨를 말려야 할 철전지 원수인가. 아니다. 서로 견해가 다를 뿐 공생공존 해야 할 존재들이다. 너도 살고 나도 살아야 하고 우리 모두를 살려야 하는 막중한 책무를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이들이 정치인들이다.

며칠 전 신문에서 본 몇 장의 사진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이런 사람들이 과연 대한민국 국회의원인가. 이 나라 정치인들에게 진정 품위라는 말은 기대해서는 안 되는 말들인가?

▲ 논설위원 김노금

한나라당 고흥길 의원이 민주당 최문순 의원 앞에서 눈을 감고 두 손을 모아 비는 사진은 코미디의 한 장면이었다. 또한 남성 의원보다 더 탁월한 균형 감각으로 사랑을 받던 추미애 의원이 화가 난 한나라당 대표 안상수 의원을 회심의 눈빛으로 쏘아보는 사진이라니…

초록색 투피스와 하얀 블라우스 차림의 아름다운 추미애 의원의 몽니와 한나라당의 무력함을 대변해 주는  사진들을 보면서 많은 국민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싶다.

시정에서 이뤄지는 흥정보다도 못한 언동을 국민의 대표라는 고매하신 국회의원님들께서 밥 잡수시듯 하고 계시는 모습이라니… 상대에게 애걸복걸 하는 자세나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지 않을 듯 타협과는 거리가 먼 완고한 아집은 민주정치는커녕 한 편의 중세 봉건시대의 사극 같아 보였다. 최 의원에게 애걸하는 고 의원과 완고한 표정으로 법안 처리의 통로를 막아선 우리의 추다르크 추미애 의원의 모습은 횡포한 소수가 비굴한 다수를 지배하고 있는 현실을 웅변하고 있다.

국가와 기업과 이 나라 서민들이 밥은 먹고 살아야 하는 가계에 관련된 절실한 사안들로 여야의 머리 맞댄 협의와 타협으로 묘수를 찾아도 한시가 급한 일들일 터 인데 갈 길 바쁜 이 나라 대한민국의 민생 현안 그 발목을 국회가 붙잡고 있는 형국이어서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러니 정치가 불신을 받고 정치 망국론이 나오는 것이 아니겠는가? 노대통령의 서거 가운데 여당의 지지율을 넘어섰다고 호들갑을 떨던 민주당의 지지율이 다시 가라앉고 반등의 기세가 풀이 꺾인 지 오래다. 정치가 살아  움직이는 생물이고 시운이 따라 주어야 한다고 하지만 시운치고는 너무 짧은 한여름 밤의 꿈이 된 셈이다.

나주 사람으로 살아가며 마음 아픈 일들이 있다면 그것은 당리당략을 위해 허구한 날 패를 갈라 싸우고 치고받는 모습을 보고 살아가야한다는 점이다. 중앙 정치 현실과 똑같은 모습이 내 고향 나주에서 더욱 발전된 모습으로 지역 정치인들 사이에 되풀이되고 있는 점이다.

지역발전을 위해 애써 달라는 주민들의 바람은 안중에 없이 물고 뜯고 상대방 죽이기에 골몰하는 정치는 정말 지겹다. 고소와 비방과 거짓과 왜곡된 진실이 난무하는  상처투성이의 비단골 나주가 희망과 화합과 사랑과 용서와 상생의 땅으로 거듭나는 일은 진정 이루어 질수 없는 나만의 슬픈 사랑의 노래일까?

날로 고령화가 심각해지고 힘들고 어렵게 살아가는 이 지역의 민생을 보듬고 애쓰시고 있다고 자부하는 우리의 정치인 모든 분들을 저 푸른 들녘에 세워 보고 싶다.

그리고 저 숲을 보시라고. 크고 작은 온갖 종류의 나무와 넝쿨과 잡초가 한데 어울려 생명을 살려내고 공존공생과 푸르름을 노래하는 대합창 소리를 들어 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다. 전국 230개 기초 자치단체의 시장, 군수, 구청장들이 상호평가에서 일 잘하는 단체장으로 뽑은 신정훈 시장의 가장 훌륭한 정책으로 손꼽히는 사업은 아이러니 하게도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반대로 발 묶인 마을 택시 사업으로 알려졌다.

어느 누구도 생각지 못한 위민행정을 추진하여 전국적으로 벤치마킹 대상으로 떠오른 사업이 번번이 발목을 잡히는 이런 상황을 우리는 어떻게 해석해야 옳을까.

혁신 도시 사업에 빨간 불이 켜지고 나주 인구 9만 붕괴 초읽기 대책마련이 시급한 때이다. 봉사직으로 시작한 지방의회에 유급제 까지 만들어 줬지만 주민을 위하기보다는 자신만의 자리에 연연하고 목이 곧은 의원들의 모습에 희망을 잃은지 오래다. 잘하는 일은 칭찬해 주고 밀어주는 풍조. 잘못하는 일은 진심으로 애정을 가지고 바로 잡아 주는 그런 세상을 꿈꾸는 지역민들의 소박한 바램을 기억하고 진정 정치인들이 주민들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스스로 되돌아 볼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