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조합, 시방서 무시 공사강행 배짱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편안한 쉼터를 제공하고 지역명산을 가꾸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2009 공익경관림 조성사업’이 가야산에서 그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금성산과 가야산, 봉황산 일원에서 시행되고 있는 공익경관림 조성사업은 국도비와 시비 등 65백75만여 원을 투입, 청단풍과 배롱나무, 자귀나무, 조팝나무 등을 식재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야산은 4ha에 청단풍 300주, 조팝나무 400주, 산철쭉 400주, 배롱나무 130주, 자귀나무 100주 등을 식재하며 공사기간은 4월말로 산림조합에서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가야산은 공익경관림 조성사업이라는 취지와 달리 기존의 수목현황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사업예산 대비 나무숫자 맞추기에 급급한 졸속시행이라는 지적이다.

▲ 가야산 경관조림사업이 시방서를 지키지 않는 등 경관조림의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가야산 등산로를 따라 식재하고 있는 청단풍은 기존 나무뿌리와 불과 30cm도 떨어지지 않은 거리를 두고 있으며 자귀나무는 경관은 뒷전인 채 밀식되어 있다.

특히, 이곳 등산로는 청단풍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지점으로 공익경관림 조성을 위해 별도의 청단풍나무를 식재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또, 시방서에 구덩이 크기를 분크기의 2배로 하도록 명시되어 있음에도 형식적인 구덩이파기로 일관해 청단풍이 제대로 뿌리를 내릴지 의구심이 들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함께 나무를 식재한 후 지주목은 지하 30cm 이상 들어가도록 설치해 흔들림을 방지하고 나무가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버텨줘야 하지만 이마저도 완전히 무시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나무의 성장을 감안하더라도 청단풍나무의 경우 높이 2m, 근원직경 5cm를 자귀나무는 높이 2m, 근원직경 4cm의 규정을 전혀 지키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 가관인 것은 당초 사업계획이 가야산 일원에서 자라고 있는 나무의 종류와 크기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단지 면적만 지정하는 등 탁상행정의 표본이라는 것이다.

산림조합에서 나무를 식재하기 위해 파견된 관계자는 “기존나무와 근접해 있는 것은 문제될 것이 없다”며 “청단풍을 다 식재하고 나면 베어버릴 것이다”고 말해 충격을 주고 있다.

시 관계자는 “문제점으로 지적된 부분에 대해서는 현장을 확인했다”면서 “공사를 중단하고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한 후 해결해 가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