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광산 인근에 사는 마을주민들에게서 집단적인 석면피해가 보고되었다.

지난 일제시대 때 개발되어 80년대까지 운영되었던 충남 홍성군 광천읍과 은하면, 보령시 오천면과 청소면 등 5개 마을 주민들 215명을 무작위로 정밀건강 검진을 한 결과 이중 100여명에게서 석면폐 와 흉막반, 폐섬유화가  발견되었다.

▲ 이필수 원장

환경부가 카톨릭 의대에 의뢰한 이번 조사에 의하면 조사 대상자의 절반이 과거 석면 광산에서 일한 전력이 있는 직업성노출 대상자이고, 나머지 반은 고아산에서 일한 적이 없는 순수한 주민들로 환경성 노출에 해당되었다.

이뿐만 아니라 1992년부터 20년 이상 부산시 연산동에 살던 주민 11명이 악성 중피종으로 사망하였다. 부산 장림동과 덕포동에서도 같은 질병으로 사망한 사람이 14명이나 되었다. 왜 유독 이 지역에서 악성 중피종으로 사망한 사람들이 많았을까?
 
보건당국에 역학조사결과 그 원인은 석면이었다. 숨진 사람들은 모두 석면공장으로부터 2km 이내에 거주했던 사람들이었다. 악성 중피종은 석면이 호흡기를 통해 체내에 침투한 다음 평균 20년이 넘는 잠복기를 거쳐 발생하는 대표적인 석면 관련 질환이다.
 
부산의대와  지역 환경단체의 공동연구 조사 결과에 의하면 석면공장 인근주민들의 암 발생률이 다른 지역보다 무려 10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환경질환 문제는 충남지역과 부산 지역에만 한정된 문제가 아니다. 죽음의 “백색가루라” 불리는 석면은 얼마 전 서울시내 지하철역에서도 위험수치를 보이고 있다고 보고됐다. 그 원인은 지하철의 잦은 공사와 시설 노후화로 인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비단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석면으로 인한 피해가 150조에 이를 정도로 크다고 보고되고 있다. 이제는 공장지대나 조선업체 등 위험지역 주민들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발암 물질에 노출되어 지고 있다.
 
최근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는 이와 관련한 의미 있는 워크숍이 열렸다. 시민환경연구소 주최로 열리 “환경보건분야 현안과 주요연구 및 정책흐름 정검” 워크숍이 그것이다.
 
하미나 단국의대 교수(예방의학)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AM 라디오 송출소 주변 어린이들은 백혈병에 걸릴 우려가 크다. 이미 휴대전화기·컴퓨터 등을 통한 전자파로 인해 고혈압·두통·기억감퇴에서부터 뇌종양·백혈병 등의 중증질환까지 앓고 있다는 보고가 많이 나왔다. 전자파가 질병을 유발할 수도 있는 위험요소로 등장한 것이다.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환경공해는 비례해서 늘어난다. 급격한 도시와 및 인구집중, 교통발달에 따른 에너지 소비증가에 의한 대기오염, 공장폐수나 생활폐수에 의한 수질오염, 농약 및 산업 폐기물, 생활쓰레기에 의한 토양오염문제는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오염된 환경은 고스란히 환경질환이라는 새로운 질병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하고 있다. 지구온난화·황사·오존층 파괴 등 지구환경의 변화도 이를 촉진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6월 환경부가 조사한 결과 수도권 지역 주민 10명중 4명이 “황사로 건강피해를 입었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그러나 의학계의 환경질환 연구는 아직 미미하다. 위험지역 주민의 환경질환 해결을 위한 운동, 일반인들의 환경질환 방지를 위한 연구 등 에 의사가 나선다면 국민 입장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든든할 것이다.

의료계에서도 새로운 진료영역을 발굴하는 것이어서 서로가 좋은 게 아닐까 싶다.
 
최근 창립한 (사)환경보건포럼에 의료인들이 대거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순히 환경질환을 연구하는데 그치지 말고 환경질환을 적극적으로 치료하려는 의료계의 노력을 기대해본다.

이필수외과 원장
(주)필 엔터테인먼트 이 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