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노인이 목수일을 하면 올 한해 차곡차곡 모은 1천만 원을 "좋은 일에 써달라"며 복지회에 전달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감동의 주인공은 54년 동안 목수로 살아온 전규복(문평면 산호리·73)씨로 "자랑할일도 아닌데 누가 알렸는지 모르겠다"며 "재산은 죽을 때 가져가는 것도 아니고 나누는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 기탁했을 뿐이다"고 세간에 알려지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스무 살 나이에 가구점에서 일을 하면서 목수라는 직업을 갖게 된 전씨는 '4남매를 모두 결혼까지 시켜서 다들 밥벌이를 하기 때문에 더 큰 욕심은 없다"며 "아직도 건강하게 내 일을 하면서 돈도 벌고 있으나 이만하면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고 웃음을 지었다.

또, 전씨는 "70을 넘긴 나이에 친구들과 술한잔 나눈다는 생각으로 올초에 마음먹었는데 계획을 이뤘다"며 "부인과 자녀들도 흔쾌하게 동의해 줘 고맙다"는 가족애도 내비쳤다.

성금을 전달받은 문평면 복지회(회장 나종주)는 "뜻밖에 거액의 성금을 전달받고 깜짝 놀랐다"며 "복지회를 만든 초기에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가 재원이 없어 중단했는데 이번 성금을 포함해 다양한 활용방법을 회원들과 논의해 유익하게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급속한 경기침체로 서민들의 지갑이 얇아지면서 어려운 이웃에 대한 관심이 약해지고 있는 현실에서 전씨가 기탁한 성금은 깊어 가는 세밑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자료제공 문평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