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단서도 놓치지 않는 담당형사 직감 적중

티브이를 보고 모방범죄를 꾸민 여고생 납치범 용의자가 바람에 날아간 아파트 방문증 덕분에 3일만에 경찰에 붙잡혀 학교주변 강력범죄 발생 대책마련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나주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정모씨(무직·22)를 강도치상 등의 혐의로 긴급체포 했다. 체포된 정씨는 지난달 24일 오후, 여고생 납치를 기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용의자 정씨는 모 여고를 목표로 삼고 통학로 인근 한적한 길목을 범행장소로 잡은 뒤 자신의 승용차를 길목 한 쪽에 주차했다.

여고생을 기다리며 차안에서 시간을 보내던 정씨는 이날 오후 1시40분께 차량 쪽으로 다가오는 A양(고1)을 발견하고 납치를 시도했으나 A양이 길바닥에 쓰러지면서 소리를 치는 등 예상 밖으로 거세게 저항하자 놀란 정씨는 차량에 몸을 싣고 황급히 현장을 빠져나갔다.

이 후 A양은 차량 번호판을 살필 겨를도 없이 급히 인근주택으로 몸을 숨겼으며 용의자 인상착의 외에는 목격자도, 차량번호도 없어 수상에 나선 경찰이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사필귀정으로 수사는 생각지 못한 곳에서 단서를 잡았다. 범행장소 인근에서 아파트 방문증을 주운 경찰은 수상하다는 직감에 연락처 수사에 나섰다.

경찰조사 결과 실직상태인 정씨는 생활비가 없어 전전긍긍하던 중 우연히 모 케이블티브이를 통해 여대생 납치사건을 시청하고 모방범죄를 계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관계자는 "피의자 소재를 파악한 뒤 '실수로 차를 받았다"며 집안에 있던 피의자를 불러낸 뒤 곧바로 검거했다"며 "한 장의 방문증과 담당 형사의 직감과 기지가 강력사건을 해결하고 추가범죄를 막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