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 축제 꽃탑, 화단 물주기 새벽 4시부터...

가을 가뭄이 심각해지면서 밭작물 관리와 내년 농업용수 확보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나주시에서는 또 다른 곳에서 가뭄과 처절하게 싸우고 있는 공무원이 있다.

제89회 전국체전 기간동안에 싸이클, 인라인롤러, 사격 선수와 임원들이 나주에 있는 각 경기장에서 경기를 치렀고, 이들을 맞이하기 위해 지난 9월 말 전후로 설치한 꽃탑 3개소, 인라인 룰러 경기장 주변 화단 등 주요 도로변 화단 10개소에 식재 된 꽃을 관리하는 공무원은 산림공원과 조경담당에 근무하는 박진철(기능10급)씨이다.

▲ 산림공원과 박진철씨.

매일 새벽 4시부터 물주기를 시작해서 8시 30분쯤 산포면에 있는 시 직영 양묘장으로 출근해 볕이 강한 한 낮을 피해서 다시 오후 4시 이후 물주기를 다시 시작해 저녁 8~9시 쯤에 일이 끝이 난다.

휴일이라고 물을 중단 할 수 없다. 전국체전은 끝이 났지만 이들 꽃 탑과 화초들을 영산강문화 축제 기간까지 유지하기 위해 물과의 전쟁이다.

나주시에서는 전남도내 유일하게 산림부서에서 시 직영 양묘장 운영하고 있다. 이 곳에서 년간 20만본의 꽃을 생산해 관내 화단 등에 식재 해 년간 1억원 이상의 예산절감하고 있으며 이곳 시 직영 양묘장 관리가 박씨의 업무이다.

아침에 출근하면서 이 모습을 보는 시청 동료 직원들도 박씨를 일용인부로 아는 사람도 있고, 심지어 ‘용역을 주거나, 인부 사역으로 해도 되는 일을 공무원이 그렇게 까지 해야 하나’ 하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박씨는 “물론 용역회사에 맡기거나, 다른 사람에게 시킬 수 도 있지만 화초를 다루는 것은 아기를 다루는 것과 똑같다”면서 “제 자식을 다른 사람에게 맡겨본 적이 없어서”라고 말 끝을 흐리기도 했다.

또 “물 주기 작업을 용역회사에 위탁할 경우 하루 50만원 이상 주어야 하기 때문에 한 달에 1,500만원의 예산이 절감된다면”서 빨리 비가 왔으면 좋겠다“며 “제가 물주는 고생은 아무것도 아니라면서 꽃은 물을 줄 수 있는데 농사는 그럴 수 도 없어 빨리 비가 와서 농작물에 가뭄 피해가 없기를 바란다”고 걱정스런 말을 털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