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체, "포장지 재고 많아 부득이 사용"해명

지난 16일 동네 한 가게에서 물건을 구입하던 김모씨(45·송월동)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맥주안주로 구입한 오징어구이 원산지표시에 별도의 스티커가 붙여져 있었다.

'국산'으로 표기된 스티커를 뜯어내자 '페루산'이라는 글씨가 선명하게 드러났고 성분분석표에도 '국산'이란 스티커 아래 '페루산'으로 표기된 것을 발견하고 분통을 터트렸다.

▲ 원산지와 성분명에 페루산이라고 적힌 포장지 위에 국산 스티커가 붙어있다.

이러한 제품은 최근 원산지표시가 의무화 된 후 종종 발견되는 사례로 소비자들은 이 제품의 주원료인 오징어가 '국산'인지 '페루산'인지를 놓고 논란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제품을 구입한 김모씨는 "지난 16일 동네 한 가게에서 맥주안주로 구입한 구이오징어를 우연히 살펴보다 스티커를 발견했다"며 "진짜로 국산을 사용하면서 스티커를 붙였는지 아니면 회사에서 원산지를 속이기 위해 임의로 붙였는지 불안하기만 하다"고 전했다.

이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회사로 확인한 결과 "내용물은 국산이 원산지가 분명히 맞고 원산지표시 의무화가 시행되면서 전에 사용했던 포장지 제고가 많아 부득이 사용하고 있다"면서 "본사가 위치한 구청 위생과에 문의한 후 문제가 없어 스티커를 붙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불안심리는 계속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동안 농산물품질관리원과 나주시가 원산지표시 위반을 단속하고 있지만 인력이 턱없이 부족할 뿐 아니라 단속범위도 재래시장이나 음식점 등에 국한되고 있어 가공식품 등은 사실상 무방비 상태로 놓여있다.

특히, 이처럼 포장지 제고가 많다는 이유로 원산지표시를 별도의 스티커로 대처하고 있는 제품들은 이 같은 과정에 대해 소비자들에게 정확히 전달할 방법이 전혀 없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회사에 직접 연락을 하지 않는 이상 해당 제품의 원산지를 정확히 확인할 수 없으며 내용물의 진위여부에 대해서도 일반소비자들은 구별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동안 광우병 우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의 영향으로 확대된 원산지표시 의무제도가 정착되고 소비자의 불안심리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지자체가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